[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세계 여러분, 한복의 원조는 중국입니다!”
한국의 전통 의복인 ‘한복’의 기원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중국 유튜버들이 해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중국이 한복의 원조”라는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 한복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인(Shiyin)이라는 이름의 중국 유튜버는 최근 ‘한푸는 한복이 아니다: 역사를 존중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영어로 진행되며, 한복이 한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영상은 5일 만에 조회수 14만건, 좋아요 1만 7000건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시인은 “한반도는 항상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으며, 한복 역시 그런 문화적 영향을 받은 복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한국인들이 SNS에서 한복을 알리는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중국은 과거 많은 나라에 음식부터 건축, 복식까지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쳤으며 한복도 그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시대 조선 관료들의 옷과 명나라 시기 관료들이 입었던 옷을 증거로 내세우며 “역사적인 증거들이 이를 증명한다”며 “일부의 한국 네티즌들이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 유튜버는 아예 한복 자체가 중국의 옷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독자 4만명을 보유한 이 유튜버는 “한국인들이 명나라 시절 만들어진 한푸를 자신들의 옷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좋은 것이 있으면 늘 뺏으려 하는 한국인들의 성향을 세계인들이 알아야 한다”며 “현재 유행하고 있는 한국의 대중문화 모두 본인들 것이 없다”고 비난했다.
조선족 출신 유튜버 역시 영어 자막으로 해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복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 내용은 마찬가지로 한복은 한푸의 영향을 받은 옷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동양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해외인들이 오해를 하는 씨앗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는 가볍게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론이 쌓여 분쟁거리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박희정 국립국악원 연구원은 “현재는 국가차원에서 중국의 문화적 동북공정에 대해 큰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며 “중국이 계속해서 분쟁거리를 만들다 보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에는 중국 게임업체가 한복이 중국의 문화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모바일 게임 ‘샤이닝니키’를 운영했던 중국의 페이퍼게임즈는 “한복은 중국 옷”이라는 중국 일부 네티즌의 주장을 지지하며 국내 서비스까지 돌연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