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노리플라이' 정욱재 인터뷰

- 대학원에서 친환경 트레일 설계 연구하는 환경학도

- 10년에 걸친 캠페인 통해 뮤직페스티벌 폐기물 획기적 감축

[에코뷰 #6] 뮤지션 정욱재, “캠핑과 페스티벌을 사랑한다면…”

환경캠페인의 성과로 국내 대규모 뮤직페스티벌에서 최근 많은 양의 쓰레기가 줄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 이제 문화를 향유하는 자들의 의식도 많이 높아졌구나!’ 싶었다. 무려 10년 전 이 캠페인이 시작되었다고 하니 그 때부터 의식이 깨어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기획자를 수소문해 보니, 뮤지션이었다.

그럼 이 뮤지션은 무슨 사연으로 뮤직페스티벌의 환경캠페인을 직접 기획하게 되었을까? 심지어 그는 지속 가능한 아웃도어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고, 환경대학원에 재학중인 연구원이기도 하다.

인디밴드 노리플라이 멤버 정욱재, 문화와 여가를 통해 다각도로 환경 활동을 펼치는 이 사람에 대해 궁금한 것이 너무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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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의 최근 쓰레기의 양이 캠페인 시행 전인 10년 전 대비 반 이상 줄었다고 들었다. 수많은 관객과 참여자들의 '환경공감대'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가장 필요했던 것은 무엇인가?

▶ 시간이 걸렸지만, 관객을 설득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은 가능했다. 관객들은 일회용 용기 사용금지, 배달 음식 주문금지 등의 수칙 등을 잘 지켜주었고 결과적으로 캠페인 전 100톤 정도의 쓰레기 배출량이 40톤 까지 줄었으니 관객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어느정도 했다고 본다.

문제는 하나의 행사에도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는데, 각각 캠페인에 대한 반응과 온도차가 크다는 점이다. 관객은 잘 해냈지만 남은 숙제는 행사장 내 입점한 요식업체 부스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용기와 행사 스폰서사들의 이벤트 상품 패키지 쓰레기 들이다. 예를 들어 요식업체 발 일회용 식기들을 없애고 다회용기를 쓰면 좋은데, 행사장 내 식기 세척을 위한 하수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현재로선 불가하다. 요식업체에게 무조건 다회용 식기를 지참하고 세척까지 감당하라고 할 수도 없다. 이 고민이 이어지던 차, ‘트래쉬 버스터즈’라는 스타트업을 알게 됐다. 이들의 서비스는 요식업체에 다회용 식기를 제공하고, 사용된 식기는 다시 수거하며, 동시에 현장에 비축해둔 세척된 식기를 바로 공급해 주는 것. 이는 요식 업체에도, 관객들에게도, 행사 주최사에도 심지어는 환경에도 이로운 제안인 셈이다.

특히 환경분야는 이해관계가 다른 이들을 조율 하는 것이 핵심 쟁점인 것 같아 이 부분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여기에 여러 아이디어를 찾아보고 적용해 보며 맞춰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정욱재의 트래킹이나 백패킹은 굉장히 가벼워 보인다. 반면 최근 일고있는 캠핑붐을 보면, 장비들도 럭셔리하고 뭐랄까 좀 무겁다. 쓰레기도 문제가 되고 있다 보니 자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데?

사실 아웃도어 문화의 핵심은 ‘자연을 느끼는 것’ 아닌가? 그런데 요즘은 또 다른 ‘소비의 장’이 되어버린 것 같긴 하다. 물론 개인의 취향은 존중하고, 의식 있는 분들은 뒷처리도 잘 하시지만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자연에도 많은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문제이다.

‘LNT(Leave No Trace)’는 미국에서 많이 알려진 캠페인인데, 말 그대로 흔적을 남기지 말자는 다짐이다. 국내 캠핑에서 럭셔리한 도구들로 고기 구워먹고 하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캠핑이나 아웃도어를 즐길 때 화기를 잘 갖고 다니지 않는다. 짐도 최소한 가볍게, 먹는 것도 최소화해서 더 멀리,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도록.

같은 의미에서 지금 대학원에서 연구 중인 분야도 ‘트레일 설계’인데, 인간이 자연을 즐기도록 만든 길이나 설치물이 물리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자연을 해치지 않도록 더 잘 정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뮤직 페스티벌에서 쓰레기를 줍는 연예인은 누구? 뮤지션 정욱재와의 인터뷰 풀버전은 〈에코뷰2030〉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헤럴드 CUT | 에코뷰 (에코인터뷰, 환경을 보는 눈 Eco View) - 10분의 에코인터뷰로 2030년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김알림 환경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