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 종 다양성 확보, 산업도시 여건 집중 부각

2013년 이후 7년 만에 재도전, 연내 등재 가능성

울산시, 태화강 등 국제 철새이동경로 ‘등재’ 신청
[울산시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울산시가 ‘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lyway Network Sites : FNS)’ 등재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울산시는 환경부에 태화강 등 주요 철새 서식지를 ‘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 등재 후보지’로 지난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등재 지역은 태화강, 외황강 등 하천구역과 인공습지로 조성된 회야호, 선암호 등 4개소로 면적은 총 55.14㎢이다. 태화강이 전체 면적의 90%를 넘는다. 이 때문에 철새이동경로 등재 서식지의 명칭은 ‘울산 태화강(Ulsan Taehwa River)’으로 정해졌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 2013년 에프엔에스(FNS) 등재에 나섰다. 태화강 언양에서 명촌까지의 구역을 대상지로 했다. 물새의 개체수는 충분했지만, 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등재가 유보됐다.

이번에 외황강, 회야호, 선암호까지 대상지를 늘린 것도 종 다양성 문제와 무관하지는 않다. 이로 인해 36종에 불과하던 종이 67종으로 증가하게 됐다.

울산시는 철새서식지에 대한 연구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자료의 객관성확보에도 집중했다. 삼호철새공원 백로개체수 조사(2013년, 울산녹색환경지원센터), 선암호수공원 조류 조사(2017~2019년, 김성수 박사), 울산광역시 자연환경조사(2017~2019년, 울산녹색환경지원센터) 등의 연구가 진행됐다.

여기에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의 조류센서스 자료를 비교 분석, 인용함으로써 데이터의 신뢰성을 한층 더했다.

에프엔에스(FNS) 등재 대상은 물새로 한정된다. 세부 등재 조건은 △정기적으로 2만 마리 이상 부양, △전 세계 1% 이상의 개체수 부양, △5000마리 이상 중간 기착지 역할, △멸종 위기종 상당수 부양 등이다.

4가지 조건 중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하여야 한다. 이 중 태화강은 3가지를 충족한다.

물새가 2만1000여 마리가 정기적으로 부양하고 있고, 전 세계 1% 이상 개체수를 3종(큰기러기 1.67%, 중대백로 1.91%, 원앙 2.51%) 부양하고 있으며, 백로 5000여 마리의 중간 기착지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멸종위기종 부양 여건은 다소 미흡하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서 정한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노랑부리백로와 붉은어깨도요는 2010년 각각 1개체가 관찰된 이후 자취를 감췄다.

또,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인 큰기러기(50마리), 검은머리물떼새(2마리), 흰목물떼새(19마리) 등 총 3종 71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나 등재 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상당수 부양’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울산시는 등재 신청서에 “태화강 철새 서식지는 산업수도 울산의 심장부를 관통하고 있고,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타 철새 서식지와의 차이점이 명확하다”며 공해도시에서 철새가 다시 찾는 생태도시로 변모된 스토리를 강조했다.

신청서를 접수 받은 환경부는 학계, 관련기관 및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에프엔에스(FNS) 등재 요청 공문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사무국’에 접수하게 된다.

이후 사무국은 내부 검토를 거친 후 3명 이상의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그룹 검토를 2주간 받고, 현장실사 후 의장에게 등재를 건의한다.

울산시는 오는 11월 중순 예정되어 있는 현장실사 일정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연내 ‘에프엔에스(FNS) 등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이 등재 조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등재 결정이 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등재 이후에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서식지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에프엔에스’(FNS)에는 국내 철원평야, 한강하구, 천수만, 순천만, 우포늪, 낙동강 하구, 송도갯벌 등 총 16개소가, 해외 19개국 147개소가 등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