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한다 한들 찝찝”…독감백신 불안 ‘일파만파’
유통상의 문제가 발생해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이 일시 중단된지 이틀째인 지난 23일 오후 광주 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에서 백신 수급 부족을 우려한 시민들이 유료로 독감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독감 백신 일부가 유통 중 상온에 노출돼 국가 무료 예방접종이 잠정 중단된 가운데 백신의 품질과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상온에 노출된 시간이 길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품질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2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신성약품이 유통하던 독감백신 중 일부에 대해 품질 검사를 시행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배송지역, 품목, 배송상태 등을 고려해 표본을 추출했다.

질병관리청은 식약처의 품질검사 결과에 따라 어느 정도의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폐기 또는 접종 재개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검사 결과 도출까지는 약 2주 걸린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3일 “해당 백신이 실제 냉동차에서 벗어나 운반된 시간은 1시간, 10분 이내인 것 같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말하는 백신 상온 노출 안전기간보다 턱없이 짧아 위험한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역시 답변자료에서 “WHO의 2012년 ‘허가된 백신의 안전성 시험 자료’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사백신은 25℃에서 2~4주, 37℃에서 24시간 안정하다고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일부 독감백신이 종이상자에 배송된 상황에서 표본 검사를 신뢰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모든 백신을 다 검사하는 것도 아니고 (표본을 검사한다면) 어떤 판단 기준으로 얼마나 정확히 검사가 될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사용해도 좋다는 결과를 내놓고 큰 부작용이 없다 한들 백신의 효과까지 제대로 보장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검사를 통해 이상이 없다고 해도 누가 백신을 맞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상온 노출됐던 백신은 접종할 수 있다 해도 찝찝하다”고 토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설령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국민이 해당 백신을 맞고 싶겠냐”며 “결과에 상관없이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