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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태릉골프장…갈수록 거세지는 지자체·주민 반대[부동산360]
정부, 내년 상반기 사전청약 일정 공개…주민 “고밀 개발 불가능”
교통난 심한 노원구, 자체적인 교통성 검토 용역 발주 예정
“저밀 개발, 대규모 공원 조성, 실효성 있는 교통대책 수립해야”
정부가 8·4 주택공급 대책에서 1만 가구의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 부지를 두고 주민 반발이 여전히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9일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서 태릉 그린벨트 훼손을 반대하는 집회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8·4 주택공급 대책에서 1만 가구의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 부지를 두고 주민 반발이 여전히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내년 상반기 태릉CC의 사전청약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역 주민들은 “교통난을 심화시키는 고밀도 개발은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태릉CC 개발과 맞물려 육군사관학교(육사) 이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훼손에 대한 문제 제기도 계속되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자체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교통성 검토 용역을 발주해 대응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태릉골프장 부지의 사전청약 일정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 주민 간 조율에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태릉골프장의 사전청약 물량은 2000가구로 예정됐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교통 대책 수립 후 구체적인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태릉골프장 등이 이달 8일 사전청약 계획 발표에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태릉골프장은 부지가 넓어 광역교통 대책이 필요하다”며 “내년 초에라도 이 부지에 대한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공공택지 주민의 반발에 대해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할 것”이라고 답했다.

노원구 주민들은 태릉골프장 개발에 항의하며, 저밀도 개발과 대규모 공원 조성, 실효성 있는 교통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인근 별내지구와 갈매지구, 다산신도시 영향으로 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의 교통 체증이 심각한 상황에서 1만 가구의 아파트가 추가 공급되면 교통난이 불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이 지역에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6만6000가구 규모의 왕숙 신도시도 조성된다.

현재 노원구청은 이같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 개발 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TF를 꾸리고 있다. 또 정부의 광역교통 개선 대책 수립과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교통성 검토 용역도 발주할 예정이다.

노원구는 정부의 8·4 대책 발표 당시 “노원구는 30여년 전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으로 조성된 도시로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뤄져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고 주차난과 교통체증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충분한 인프라 없이 다시 1만가구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정부 발표는 그간 많은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온 노원구민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는 내용의 서한문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의 모습. [연합]

노원구 주민들은 정부가 내놓은 교통 대책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8·4 대책의 태릉골프장 교통대책으로 상봉~마석 구간 경춘선 추가 투입과 화랑로와 북부간선도로 확장, 지하철역 연계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신설 등 내용을 발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이 내놓는 의견 중 합리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개발계획 수립 과정에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도 환경 훼손을 이유로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최근 “태릉골프장을 개발할 경우 여의도공원의 3배에 달하는 자연녹지가 사라질 것이라는 환경생태 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개발보다는 전면 생태 공원화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주민들이 수긍할만한 교통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태릉골프장 일대는 지금도 교통난이 심각해 지역 주민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청담동 영동대로에서 성북구 석관동까지 10.4㎞ 구간을 지하화하는 ‘서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을 태릉 지역까지 확대하는 등의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

※ ‘부동산 360’은 부동산시장의 트렌드(Trend)와 이슈(Issue), 사람(People) 등을 종합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는 코너입니다. 부동산시장의 트렌드를 짚어내고, 이슈가 되는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 사안의 핵심과 이면을 다각도에서 짚어드리겠습니다. 부동산시장을 읽는 ‘팁(TIP)’을 ‘부동산 360’ 코너를 통해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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