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남 태풍특보…호남·제주 최대 300㎜ 비

“27일까지 매우 강한 바람·많은 비 예상…주의”

태풍 ‘바비’ 서귀포 남서쪽 해상서 북상중…오전 ‘매우 강’으로
제주도가 제8호 태풍 ‘바비’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26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방파제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제8호 태풍 ‘바비’가 제주 서귀포 남서쪽 약 240㎞ 해상에서 시속 15㎞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26일 “바비가 중심기압 940hPa 안팎의 매우 강한 강도의 태풍으로 발달하겠으며, 오후께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이날 밤에서 27일 새벽 사이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우리나라는 태풍의 우측인 위험반원에 위치하며, 태풍의 강풍반경이 42㎞ 안팎이어서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게 된다. 예상 최대순간풍속은 제주도와 서해안 초속 40∼60m, 서울·경기도·충청도·전라도 등 그 밖의 서쪽 지역과 경남은 초속 35m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60m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정도이고 시설물이 바람에 날려 훼손되거나 부서질 수 있다. 특히 초속 50m 이상이면 가장 상위 수준이어서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가능한 풍속이다.

역대 태풍의 최대순간풍속은 2003년 9월 12일 ‘매미’가 초속 60.0m(제주)로 가장 빨랐고, 2000년 8월 31일 ‘쁘라삐룬’ 58.3m(흑산도), 2002년 8월 31일 ‘루사’ 56.7m(흑산도), 2016년 10월 5일 ‘차바’ 56.5m(고산), 2019년 9월 7일 ‘링링’ 54.4m(흑산도)가 뒤를 이었다. 현재 바비와 가장 이동경로가 비슷한 태풍은 링링이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바비의 중심기압은 950hPa, 강풍반경은 350㎞, 최대풍속은 초속 43m다. 강도는 오전 9시께 ‘매우 강’으로 발달했다.

바비는 이날 정오 서귀포 서쪽 약 180㎞ 부근 해상까지 다가오고 오후 6시께 목포 서남서쪽 약 160㎞ 부근 해상, 27일 0시 백령도 남쪽 약 220㎞ 부근 해상을 거쳐 북한 지역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주도와 전남 도서 지역과 일부 전남 해안에는 태풍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전국에는 많고 강한 비가 함께 온다. 태풍의 이동경로와 가깝고 지형적 효과를 가장 많이 받는 전라도, 제주도, 지리산 부근에는 27일까지 최대 300㎜(제주도 산지 5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예정이다. 경남 남해안과 경북 서부 내륙에는 최대 150㎜, 그 밖의 지역에는 30∼100㎜의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태풍과 가까운 곳은 초속 2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시간당 20㎜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주요 지점의 최대순간풍속은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 23.1m, 신안군 가거도 22.6m, 광주 무등산 21.2m, 제주 윗세오름 29.2m, 제주 삼각봉 28.6m 등이다. 이날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서귀포 대정은 101.5㎜, 윗세오름은 83.0㎜, 서귀포 영실은 65.0㎜의 비가 왔다.

기상청 관계자는 “27일까지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심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야외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건설 현장, 풍력발전기, 철탑 등의 시설물 파손과 강풍에 날리는 파손물에 의한 2차 피해, 낙과 등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안가나 높은 산지와 도서 지역은 바람이 더 강하게 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