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은 진동·분진에 제조업은 소음 등에 고통
서비스업, 제조·건설보다 정신적 위험 2.4배 많아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최근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증가로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 필요성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서울 산업재해 대다수가 노동환경이 취약한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서울시 중소기업의 산업재해자 수는 1만3471명, 재해 사망자 수는 184명으로 각각 서울시 전체 재해자의 93.8%, 서울시 전체 재해 사망자의 85.2%를 차지했다. 또 최근 5년간 서울시는 16개 광역시·도별 사고사망자 수가 가장 적은 반면 사고사망 감소율은 14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서울시 중소기업을 산업별로 제조업·건설업·서비스업으로 구분해 위험노출 정도를 살펴보면 위험환경에 따른 취약성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보다 건설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서비스업은 감염물질 같은 위험환경, 피로·통증자세, 반복적 동작 같은 육체적 위험, 고객·환자 상대에 따른 정신적 위험에 복합적으로 취약했다.
건설업의 경우 공사 현장의 진동과 분진에 시달리는 노동자 비중이 높았다. 근무시간의 4분의 1 이상이 진동에 노출된 건설업 노동자 비율은 58.0%, 분진 환경에 놓인 근로자는 45.8%로 다른 산업보다 많았다. 또 제조업 노동자는 기계 진동(35.7%)과 소음(28.9%), 서비스업 종사자는 실내·외 저온(18.9%) 및 고온(17.0%) 환경에 고통받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에서는 고객 상대로 인한 정신적 위험에 근무시간의 4분의 1 이상이 노출된 노동자 비중이 69.5%로, 제조업과 건설업 대비 2.4배 많았다. 판매업과 음식점 및 음료점업에 집중되어 있는 10인 미만 규모의 사업체에서는 다른 서비스업보다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빈도가 높아 고객 상대에 따른 정신적 위험에 더 취약했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음식점업, 청소·경비업에서는 고온이나 저온 위험에 노출되는 노동자 비중이 다른 위험요소보다 크게 나타났다”며 “특히 청소·경비업과 네일·미용업은 유기용제 증기, 화학물질 취급에 따른 위험이 전국보다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산업재해 예방활동 제고를 위해 특성에 맞는 노동환경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서울시 산업재해 예방 및 노동안전보건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서울시와 소속 행정기관, 시의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과 그 자회사에 안전한 노동환경을 선도할 제도를 마련해 시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형 유급병가 지원 등 건강한 노동환경을 위한 근로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와함께 ‘안전어사대’를 운영해 건설현장 노동자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건설현장의 근무환경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 사업체 총 82만3385개 중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99.8%, 서울시 노동자 총 521만936명 중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비율은 76.4%이다. 특히 10인 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서울시 중소기업 전체 노동자의 46.1%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