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은 80% 이상 ‘첫손’ 꼽아

44%는 車배출가스 1~3순위 없어

국내요인 심각성 인식 상대적 결여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 1순위는 중국으로 지목됐다’ 헤럴드경제가 온라인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한 설문조사에서 1000명 중 756(75.6%)명이 이렇게 답했다.

특히 서울(198명) 거주자의 경우는 80.8%가 ‘중국 등 주변국 영향’을 미세먼지 발생 원인 1순위로 꼽았다. 중국 영향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지난해 11월 한·중·일 3국 환경당국이 진행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 결과와도 일부 상응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연평균 기준으로 중국 배출원이 우리나라 3개 도시(서울, 대전, 부산)에 미치는 영향은 32%로 집계됐다. 연평균 수치이기 때문에 일반적 인식 대비 낮아 보일 수는 있지만, 고농도 시기만 따로 보면 10~20%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당시 국립환경연구원은 설명했다. 미세먼지로 불편을 느끼는 시기, 미세먼지의 절반 가량이 실제로 중국 등 주변국 영향이었던 셈이다.

중국발(發) 미세먼지 다음으로는 어떤 요인이 가장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을까. 결론적으로는 ‘중국 영향 외에는 잘 모르겠다’는 게 일반 시민들의 대답이다.

‘중국 등 주변국 영향’을 미세먼지 발생 원인 1~3순위 안에 꼽은 응답자는 92.6%에 달했지만, 그 외에는 ‘경유차 등 자동차 배출가스’(55.9%), ‘석탄화력발전소 등 에너지산업 연소’(51.1%), ‘공장생산공정 및 제조업 연소(49.3%)’로 답변이 분산됐다.

연평균 기준으로는 70%가까이, 고농도 시기에도 약 절반가량의 미세먼지가 국내 요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이중 무엇이 가장 심각한지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아직 형성돼 있지 않은 셈이다.

일례로 정부나 서울시는 최근들어 경유차 운행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는 반면, ‘경유차 등 자동차 배출 가스’를 미세먼지 발생 원인 1~3위 내에 꼽지 않은 응답자는 44.1%에 달한다. 지난달부터 서울시는 사대문 내 녹색교통지역에서 노후 경유차의 운행을 제한하기 시작했고, 중앙 정부도 12~3월 간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 제한을 골자로 하는 ‘계절관리제’ 시행을 예고하고 나섰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 결과나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보니, ‘중국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외교력 부족이 시민 불편으로만 전가되고 있다’는 시민 불만이 고조되는 게 현 상황이다.

일본 메이죠대학에서 동아시아의 환경에너지문제를 연구하는 이수철 교수는 “한국 미세먼지 대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인벤토리’ 작성이 잘 안 돼 있다는 점”이라며 “어디에서 얼마만큼 발생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정량적인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에서 대책이 마련돼 비용지출이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