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 공동 조사 결실

동북아 대기질 개선 위해

각국 배출저감 필요성 확인

국내외 요인 감축 투트랙 필요

우리나라 미세먼지 가운데 중국 영향이 연간 32%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국내에서 자체발생한 미세먼지도 절반을 넘는 51%로 나타나 자체적인 미세먼지 저감노력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세먼지 ‘국내 원인 51%’ 첫 보고서…중국 요인 ‘반쪽 공개’ 지적도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중·일 3국의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보고서 발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물론 중국의 기여율이 32%라는 수치는 일반 국민의 겨울철 체감률과는 다소 괴리가 있지만 고농도시 중국요인이 최대 80%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중국발 미세먼지 대응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공개가 초미세먼지가 직접적으로 문제가 되는 고농도 시의 중국 요인을 제대로 발표하지 않아 '반쪽 공개'라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국내적 요인과 국외적 요인을 모두 줄이는 ‘투트랙’ 전략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20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LTP)’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미세먼지(PM2.5)에 대한 중국의 영향이 연간 32%, 일본에 대한 영향이 25%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 배출원의 중국에 대한 영향은 2%에 불과해 일본(8%)에 비해서도 낮았다. 일본 배출원의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은 2%, 중국에 대한 영향은 1%로 조사됐다.

특히 이번 한중일 3개국 공동연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미세먼지의 자체기여율이 다른 인접국가에 대한 영향보다 공통적으로 모두 높았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자체기여율은 51%로 절반이 넘었고 중국은 무려 91%에 달했다. 일본도 우리나라보다 높은 55%를 기록했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국외요인도 중요하지만 화력발전 감축 경유차 줄이기 등 전방위적인 국내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간 국내에서는 정부가 고농도 미세먼지의 주범인 중국발 요인은 놔둔채 노후경유차 운행 제한 등 국내 발생원인 규제에만 집중해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하지만 이번 한중일 공동연구결과 국내 요인 감축도 화급한 조치임이 드러난 셈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계절 관리제 등을 포함한 미세먼지 대책을 내놨다.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에 해당하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노후차의 운행을 상시로 제한하고, 공공부문 차량에 대해서는 2부제도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5등급차 운행 제한도 다음달부터 계도 기간을 거쳐 수도권으로 확대된다.

내년부터는 대기관리권역이 수도권에서 중부권, 동남권, 남부권이 추가로 설정해 총 77개의 특·광역시, 시군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배출가스 5등급 노후경유차는 기존 정기검사에 종합검사도 받도록 했다.

이런 조치들과 함께 국외요인인 중국과 대기질 개선을 위한 ‘청천 계획’ 추진에 속도를 내는 등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청천계획은 한중 양국 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협력하는 사업으로 대기오염방지 기술 능력 제고를 위해 인력·기술 교류와 노후 경유차 등의 배기가스 규제와 친환경 자동차 확충을 위한 자동차 오염규제정책 교류 등을 담고 있다. 대기오염물질의 화학조성 분석을 위한 지상관측 지점 확대와 대기질 모의계산 실험 정확도 향상을 위한 연구도 진행한다.

한편 이번에 발간하는 보고서는 한·중·일 3국의 환경당국 담당자의 검토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보고서는 당초 지난해 발간될 예정이었으나, 중국측의 이견에 따라 발간이 연기됐다. 그러나 올해 2월 우리나라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중국 리간제 생태환경부장관이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11월 23~24일) 전까지 발간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번 보고서가 발간될 수 있었다.

김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