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4.1% 쓰러져…피해 절반 이상, 호남
“벼 매입 규모 커지면 물량부족 심해질 수도”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올해 쌀 공급량이 잦은 태풍의 영향으로 7년만에 수요 적정치보다 5만톤(t)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74만9000t으로 지난해 386만8000t보다 11만9000t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이은 태풍 등의 영향으로 벼 전체 재배면적의 4.1% 수준에 달하는 약 3만㏊가 쓰러짐(도복) 피해를 봤기때문이다.
특히 호남 지역의 피해 면적이 전체 피해의 59.2%에 달하는 1만7490㏊에 달했다. 충청 지역은 5999㏊(20.3%), 경기·강원 지역은 2622㏊(8.9%), 영남 지역은 1480㏊(5.0%)였다.
본부는 "태풍으로 인한 도복 피해 이외에도 흑수(까맣게 변함)·백수(하얗게 마름)·수발아(낱알에서 싹틈) 피해까지 고려하면 기상 악화로 인한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태풍 등 기상의 영향으로 올해 쌀 예상 단수(10a당 생산량)는 514㎏/a로 당초 전망치 517∼522㎏/a보다 더 내려갔다.
본부는 "벼 생육에 가장 중요한 시기에 연이어 태풍이 발생하고 일조량이 부족해진 영향"이라며 "대부분 지역의 단수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남 지역의 작황은 다른 지역보다 특히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본부는 국내 전체 벼 재배면적에 예상 단수 514㎏/a를 적용해 올해 쌀 예상 생산량 374만9000t을 계산해냈다. 올해 쌀 예상 수요량 380만t보다는 약 5만여t 모자란 수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이처럼 쌀 공급이 수요를 밑돈 것은 2003년, 2007년, 2012년뿐이다. 올해 생산량이 예상처럼 된다면 2012년 이후 7년 만에 공급이 모자라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 수매 물량과 묵은쌀 비축 물량이 있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의 밥쌀이 모자라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본부는 "정부는 태풍 등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벼 전량을 매입할 방침"이라며 "피해 벼 매입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에 공급되는 신곡 물량이 더욱 감소하기 때문에 물량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심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