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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위협하는 쓰레기] 폐기물 ‘재활용 조각작품’ 9000만원에 낙찰
눈길끄는 나라별 쓰레기 처리
나무·금속 잡아내는 로봇개발
日 산간마을 45종으로 분리 수거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쉽게 재활용할 수 없는 오염된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중국이 외국 쓰레기 수입을 중단한 뒤 선진국들의 최대 ‘쓰레기 처리장’ 중 한 곳이 됐다.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는 말레이시아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내는 최대 수출국이다. 이를 처리하기 위한 쓰레기 처리시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허가받지 않은 곳들이다.

문제는 쓰레기 더미에 묻혀 재활용 불가 폐기물의 밀반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사용불가 플라스틱은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하는데, 이로 인한 대기나 토지,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이제 각국은 자국 폐기물을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며 “쓰레기를 태우고 조각하고 분류하고 씻어내는 등 다양한 처리법 개발에 나섰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쓰레기를 소각해 전기를 생산한다. 인도네시아의 한 전력회사는 유해한 공장 폐기물을 보일러용 원료로 전환하고 있다.

쓰레기를 예술품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술가 조셉-프렌시스 스메그네는 카메룬 두알라에 12m 높이의 자유의 여신상을 만들기 위해 1990년대 쓰레기를 찾아 쓰레기장을 뒤지기도 했다. 필리핀인 오스카 빌라미엘은 2012년 페이야타스 설치를 위해 마닐라에 있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수천개의 인형 머리와 파편을 가져왔다.

영국 듀오팀 노블과 수웹스터의 2002년 폐기물 조각 ‘리얼 라이프 이즈 러비시(Real Life is Rubbish)’는 올해 경매에서 7만5000달러(약 8800만원)에 팔렸다.

쓰레기를 분류하는 작업도 점점 자동화, 효율화되고 있다.

헬싱키 젠로보틱스 쓰레기의 컨베이어 벨트에서는 나무와 금속을 잡아내는 로봇을 개발했다. 스웨덴의 쓰레기 수거업체 NSR AB은 근적외선 빔을 사용해 폐기물들을 분리한다.

이런 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인공지능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2018년 독일과 스웨덴 기업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판매해 538톤의 플라스틱을 수거한 NSR의 페르닌라 링스트롬 매니저는 “로봇은 플라스틱 재질의 종류를 식별하는 법을 배우고, 충분히 빠르게 분류할 수 있어 쓰레기 처리에 있어 흥미로운 미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쓰레기를 깨끗히 씻어내는 것도 또 다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순물을 최대한 거르고 닦아내 쓰레기를 배출하는 일본과 유럽의 폐기물 재활용률이 동남아보다 높은 이유다.

플라스틱을 대체할 새로운 소재 개발에 뛰어든 기업도 있다.

네덜란드 기업인 플랜틱스 BV와 같은 기업들은 석유화학 유도 플라스틱 대신 글리세롤과 구연산을 종합해 만든 식물성 레진을 사용하는 등 첨단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제품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해외 언론에 소개된 일본 산간마을 가미카쓰 주민들의 예는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기본적인 폐기물 처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들은 플라스틱 포장에 묻은 기름을 씻어내고 쓰레기를 45개 항목으로 분류한다. 스티로품과 더러운 플라스틱은 고체 연료덩어리로 만들어져 석탄 대신 태울 수 있다. 폴리에스테르 옷은 지역 중고품가게에서 판매되며, 깨끗한 플라스틱을 가져가 재활용하는 회사도 있다.

일본에서 ‘제로 폐기물 아카데미’를 이끌고 있는 사카노 아키라는 “바이오플라스틱 같은 혁신이나 기술들도 필요하지만, 우리 문화나 공동체에서 지속 가능한 물질에 대한 지식을 어떻게 현대의 삶에 적용해 나갈 것인가도 중요하다”며 “우리 손에 이미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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