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지은 인턴기자] 버닝썬과 아레나 등 강남권 클럽의 탈세·공무원 유착 의혹을 수사해온 곽정기(46)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근 곽 대장은 서울경찰청 지휘부에 '경찰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다만 원경환 당시 서울경찰청장의 만류로 사표는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대장은 이날 매체와의 통화를 통해 "곧 있을 총경 인사를 고려해 이번주나 다음주쯤 사표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의 이유에 대해서는 "16년의 경찰 생활 동안 한 치의 여유도 없이 살았던 것 같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고 답했다.
이어 "특히 버닝썬·아레나 사건을 맡으며 3달간 주말 없이 일하고 집으로도 일을 가져가는 등 밤낮없이 일했다"며 "이런 생활을 벗어났으면 한다는 가족의 권유도 있었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엔 더 늦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이 최근 불거진 '버닝썬 첩보 묵살' 의혹으로 비롯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 일 때문에 내린 결정은 아니지만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 "(의혹 제기 당사자의) 일방적 주장에 대해 우려스러워하는 주변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클럽 아레나의 탈세 혐의를 수사하던 강남경찰서 지능팀 소속 A 경위는 지난달 곽 대장과 이재훈 강남경찰서장을 직권남용 혐으로 검찰에 진정한 바 있다.
이를 접수한 검찰은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혐의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곽 대장은 2004년 고시특채(연수원 33기)로 경찰에 임관했다. 이후 서울 송파경찰서 형사과장, 경북 경찰청 홍보담당관, 정보통신담당관과 경기경찰청 수사과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