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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와의 전쟁 ‘일선의 文’ 열다
문대통령, 인공강우 실험 제시
국무회의선 “재난 준하는 대처”
연일 특단대책 주문 ‘진두지휘’



문재인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연일 공개 석상에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는 등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 나오면 “가슴이 철렁한다”고 했을 정도로 미세먼지 해법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공약으로 미세먼지 30%를 줄이겠다고 내세웠던만큼 미세먼지가 심각할수록 국정 운영에 부담은 커진다. 공약도 공약이지만, 미세먼지에 따른 국민생활 불편에 대통령 역시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문 대통령이 최근 경제 외에 미세먼지 대책에 시선이 꽂혀 있다”고 했다. 부처에 대한 미세먼지 대책 주문도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서해상에서 이뤄지는 인공강우 실험도 문 대통령이 제시한 새로운 해법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기상청은 오는 25일 서해상에서 인공강우 물질을 살포해 강수량 변화와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한다. 이번 실험이 서해상에서 실시하는 것은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반영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번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앞으로 중국발 미세먼지가 서해를 건너 한반도를 덮치기 전 인공강우로 농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국민들의 어려움이 크고 인공강우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달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있어, 기상청의 인공강우 실험에 미세먼지의 저감 실험 포함 가능 여부를 검토하게 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상청은 바람, 구름 형성, 미세먼지 등 기상 상황을 고려해 잠정적으로 25일 서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새로운 시도 중 하나”라며 “문 대통령은 그동안 인공강우, 고압분사, 물청소, 공기필터 정화, 집진기 설치 등 새로운 방안들도 연구ㆍ개발하고 시행해서 경험을 축적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이미 검증되거나 할 수 있는 것에만 대책에만 머물지 말고 외국에서 실행되는 여러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는 게 문 대통령 발언의 취지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기록적으로 높아지면서 국민들 체감은 심각해지고 있는데 정부가 손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며 “미세먼지 해결을 못해 국민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또 “혹한이나 폭염처럼, 미세먼지도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미세먼지 대책을 강력히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주문한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지난해 12월 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미세먼지 특단의 대책을 지시한 바 있다. 다만 미세먼지가 더욱 나빠지는 상황에서 최근들어 미세먼지 대책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사흘 연속 수도권에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던 지난 15일 참모들과 가진 티타임에서도 미세먼지 문제를 놓고 장시간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쉽지 않은 것은 알지만 국민이 체감할 특단의 대책이 없는지 더 찾아보라”며 “인공강우가 가능한지,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배출 허용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해보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정부는 그동안 경기도 수원 등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서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문규 기자/mk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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