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중국발 미세먼지가 몰려왔다. 서울을 포함한 한반도 서쪽지역은 하루 종일 미세먼지농도 ‘나쁨’이 예상되면서 또다시 뿌연 하늘이 예상되고 있다.
대기를 뿌옇게 뒤덮은 먼지는 우리 역사에서 봄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었다.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넘어온 모래바람, 이른바 황사가 대표적인 예이다.
황사와 미세먼지의 차이점은 크게 발생 원인과 입자크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황사란 주로 중국 북부의 건조한 지역이나 몽골의 사막과 고원에서 만들어진 미세한 흙먼지로, 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흙먼지라 토양성분이 주를 이룬다.
황사가 흙먼지라면 미세먼지는 대기오염에서 오는 물질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10㎛ 이하 크기의 먼지를 말한다. 눈으로 식별하기 힘든 가늘고 작은 먼지로 황사처럼 대부분 중국에서 건너온다.
미세먼지는 화석연료, 자동차의 배출가스로 만들어져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으므로 호흡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꼭 피해야한다.
반면 황사는 자연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흙먼지가 대기중에 포함되는 것을 지칭한다.
황사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115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고대국가 상(또는 은)의 마지막 왕인 제신(帝辛) 5년에 지금의 허난성 지역에 우토가 내렸다고 기술돼 있다. 일본에선 서기 807년경 ‘황우’라는 기록이 처음 나온다.
우리의 고대 기록에도 황사에 대한 기록이 있다. 아예 ‘우토’, 즉 흙비라고 지칭해왔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아달라왕 21년인 서기 174년, 황사가 발생했고, 그해 가뭄이 심했다고 기록돼있다. 379년과 606년 기록에는 백제에 하루종일 황사가 심했다는 기록이 있다. 644년에는 고구려에 빨간눈이 내렸다는 기록이 나온다.
고려와 조선에도 이같은 기록이 전해진다. 이때까지 황사는 주로 봄철에 발생했으며 발생일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들어 급격히 황사의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 1960년 서울에서 황사가 관측된 것은 5월 뿐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서 1월부터 5월에 걸쳐 관측이 시작됐다. 봄철 주로 볼 수 있던 황사가 초겨울까지 올라간 것. 9월에도 황사가 관측됐던 2009년부터는 더 위로 올라간다. 2010년대부터는 늦가을인 11월부터 황사가 관측되기 시작해 5월까지 연이어 관측된다. 개월수로 따지면 한해 중 7개월 가량 황사에 시달리는 셈이다.
그 원인에는 지구온난화가 꼽힌다. 황사 현상이 일어나는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의 내몽골고원의 강수량이 지구온난화 여파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따라 건조해진 모래와 먼지 발생이 늘었다. 또 겨울철 기온이 높아지면서 삼한사온을 일으키는 대륙성 온난기류를 타고 겨울에도 서해를 넘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중국 동북쪽에 집중된 공장단지에서 화학물질들이 대기중 입자와 결합, 미세먼지가 돼 이전의 모래바람과는 차원이 다른 유해한 대기가 조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