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후환경본부 분석 강한 독성으로 호흡기관 자극 치명적 광화학 스모그 주성분 인체 악영향에 건물부식 촉진 오존은 백내장을 일으키고 그 자체로 ‘광화학 스모그’가 된다는 점에서 황사ㆍ미세먼지 못지 않은 유해물질로 통한다. 눈에 안 보이고 마스크도 안 듣는다는 점에서 때로는 더 큰 피해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5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에 따르면, 성층권의 오존은 강한 독성으로 지구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표 근처 오존은 되레 그 특성으로 ‘침묵의 암살자’가 된다.
시가 이달 초 공개한 ‘오존의 피해와 오존발생 기상조건’ 보고서를 보면 오존 주의보 수준으로 오존 농도가 0.1~0.3ppm일 때 성인이 1시간 이상 노출되면 눈이 피로해진다. 기침과 숨참 등 호흡기 자극 증상도 나타난다.
오존 경보 수준으로 0.3ppm을 초과하면 폐에 직접적인 자극이 전해진다. 이후 0.5ppm을 넘을시 흉부 불안 증상까지 동반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노출이 계속되면 가슴 통증에 백내장, 급성 폐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오존은 또 광화학 스모그을 유발하는 ‘광화학 옥시던트’의 약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화학 옥시던트는 기온과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높을 때 생성되는 산화성 가스다. 오존 외에 알데히드, 황산 미스트 등이 포함된다. 일본 도쿄에서는 1970년 7~9월 광화학 스모그가 일어나 1만여명 시민이 구토, 호흡곤란 등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는 1955년 여름 광화학 스모그가 일어나 65세 이상 노인 사망자 수가 평소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오존이 황사ㆍ미세먼지와 달리 색이 없고 마스크도 소용없는 이유는 산소 원자 3개로 이뤄진 가스성분이기 때문이다.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있어 인지가 가능하나, 냄새를 감지했을 때는 이미 일정 농도 이상 오존에 노출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시간 노출되면 후각이 무뎌져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신체활동이 많아 성인보다 많은 공기가 필요하고, 신체기관이 아직 성장하지 않은 어린이에게 더 치명적이다. 폐기능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큰 노약자나 호흡기질환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환경부가 펴낸 ‘오존 제대로 알고 대비해요’ 보고서에는 오존이 인간 아닌 동식물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나와있다.
이 안에는 실험용 쥐를 오존 농도 0.2ppm으로 1시간 노출시키니 적혈구가 변형됨을, 0.34ppm으로 2시간 노출시키니 호흡 수가 급격히 빨라짐을 포착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무를 0.05ppm에 하루 8시간씩 20일을 노출시켰다니 수확량이 50% 떨어졌다는 내용도 수록돼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표 근처 오존은 농도가 0.01~0.03ppm만 돼도 타이어에 균열을 일으키고, 건물 부식을 가속화하기도 한다”며 “오존이 일반 사물과 함께 건물에게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기후환경본부는 이 같은 오존 특성에서 시민 건강과 재산피해를 줄이고자 오는 9월30일까지 오존 경보제를 운영한다. 농도가 치솟는등 이상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시민에게 상황을 알리는 일을 하는 오존 상황실도 가동중이다.
환경부는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라 다중이용시설 내 오존 농도가 0.06ppm 이하가 되도록 권장중이다. 이와 별대로 오는 8월까지 오존 원인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에 대한 특별 점검도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오존 경보제에 따른 차량 통제, 특정 사업장에 대한 환경부와의 합동점검 등에 따라 오존 피해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시민 스스로도 경각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