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표적 호흡기 질환은 감기다. 감기의 주요 증상은 기침과 콧물이다. 감기는 보통 2~3일 지나면 자연스레 낫는다. 그러나 기침과 콧물이 일주일 이상 계속된다면 조심해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은 기침이 심하면 기관지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기관지염은 기관과 폐를 연결하는 관인 기관지에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급성ㆍ만성 기관지염으로 나뉜다. 원인은 흡연, 반복되는 기도 감염, 대기 공해나 유전적 요인, 먼지나 자극성 가스에 노출되는 직업성 요인 등이다. 이 밖에 아토피, 소아기 호흡기 감염, 기관지 과민성, 마른 체격, 낮은 사회 경제적 환경, 알코올, 식이ㆍ영양(비타민 C 등) 부족, 면역력 저하, 호르몬, 기후 등도 기관지염과 연관이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ㆍ알레르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대도시의 오염된 공기와 흡연은 만성적으로 기관지에 자극을 주어 염증을 일으키기가 쉽다”며 “기관지염은 다른 질환의 합병증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폐결핵ㆍ급성 폐렴ㆍ기관지 확장증ㆍ천식ㆍ폐암ㆍ심부전 환자나 홍역, 백일해, 급성 편도선염 등을 앓는 어린이에게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성ㆍ만성 기관지염 모두 겨울에 많이 발생하며, 증상이 심해진다. 정 교수는 “기관지염 등을 일으키는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는 추운 날씨를 좋아하기 때문에 가을부터 겨울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며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한 환경은 호흡기 기도의 저항 능력을 낮춰 감기 바이러스에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급성 기관지염은 의료기관에서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다. 환자는 대개 환절기에 기침이 오래가고 목소리가 변해 내원하게 된다. 심한 기침과 발열은 물론 경우에 따라 가래에 피가 묻어 나오기도 한다. 정 교수는 “객혈로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원인이 급성 기관지염”이라며 “대부분 대증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만성 기관지염도 기침과 가래가 주 증상이다. 증세는 초기의 경우 겨울에 심해질 수 있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연중 계속될 수 있다. 초기 증상은 만성적인 기침이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던 기침이 심해지면 수면 중에도 기침이 계속돼 방해가 될 수 있다. 가래는 끈끈하며 양이 적다, 아침에 기침과 함께 배출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악화될 수 있다. 병이 진행되면 심한 체중ㆍ근육질 감소까지 나타난다.
호흡곤란은 만성 기관지염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이 증상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며, 발병하면 점점 심해진다. 그러나 일정 수준으로 폐 기능이 떨어지지 않으면 잘 나타나지 않는다.
호흡곤란이 있다면 병이 꽤 오래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초기에도 호흡곤란을 느낄 수 있다. 정 교수는 “만성 기관지염 환자가 호흡곤란까지 있다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를 의심해야 한다. 폐 기능 검사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며 “COPD는 우리 국민 사망 원인 7위에 이르는 위험한 질환이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성 기관지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가끔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아주 심해진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기관지의 박테리아 감염이 원인”며 “만성 기관지염 환자가 입원하고 사망하는 주요 요인이다”고 했다.
기관지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을 일으킨 원인을 없애거나 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함께 치료해야 한다. 특히 호흡 운동은 기관지염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켜 줄 뿐 아니라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흡 운동법은 1단계로 코로 숨을 들이마신 뒤, 2단계로 입술을 오무려 입으로 숨을 내쉬면 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운동은 주 1회~매일, 시간은 회당 10~45분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기관지염도 이 같은 치료 전에 예방이 우선이다. 정 교수는 “만성 기관지염이 COPD로 발전하면 완치되지 않는다”며 “예방이 가장 중요한 질환 중 하나가 기관지염“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