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과거 개발사업으로 터전을 옮겨야만 했던 서울 도심 속 실향민이 고향 ‘밤섬’을 방문한다.
서울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추석에 앞서 밤섬 실향민이 고향 땅을 밟고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오는 16일 ‘밤섬 실향민 고향방문 행사’를 갖는다고 12일 밝혔다.
마포문화원과 밤섬보존회 주관으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밤섬 실향민과 지역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오전 10시30분 망원동에 있는 한강공원 망원지구 선착장에 집결, 바지선을 타고 영등포구 여의도동 밤섬으로 떠날 예정이다.
밤섬에 도착하면 개회식에 이어 분향명촉, 초헌, 아헌, 종헌 등 순서대로 귀향제례를 진행한다. 밤섬 산책, 밤섬 옛 사진 전시회 등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박홍섭 구청장은 “밤섬 옛 주민들이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가는 의미있는 행사”라며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잠시나마 옛 이웃들과 추억을 회상하길 바란다”고 했다.
밤섬은 창전동과 당인동에 걸쳐있던 마을로 62가구 443명의 주민들이 선박 수리와 농업, 상업을 하며 살아가던 섬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여의도 개발계획에 따라 주민들은 창천동 등지로 이주했고, 폭파된 밤섬은 옛 모습을 잃고 한강 하류의 유일한 철새도래지로 거듭났다.
현재 밤섬의 면적은 24만1000㎡(7만3100평)에 달하며 버드나무, 갯버들 등의 식물과 흰뺨검둥오리, 해오라기, 민물가마우지, 쇠백로, 고방오리 등의 새들이 서식한다. 지난 2012년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로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