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통한 추가 대북제재가 진통을 겪으면서 한미일 3국이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있다. 대북경고 메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미군은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인 B-1B를 이르면 6일 괌 기지에서 출격시켜 한반도에 전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출격시기는 기상 상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B-1B 편대는 제주도 남방 우리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해 동·서해와 한반도를 가로지르며 대북 무력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미국 소식통은 이같이 밝히며 “이례적으로 실제폭격 훈련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에 강력한 군사적 메세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방위성도 이날 해상자위대를 미국으로 파견해 미 해군과 공동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신형 요격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에 이어 선제타격용으로 사용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6일 해ㆍ공군 합동실사격 훈련과 한미 연합대테러훈련 등을 실시하며 대북 무력시위를 이틀째 이어갔다. 해ㆍ공군 합동실사격훈련을 통해 군은 북한의 지휘부 및 핵ㆍ미사일 시설 타격작전 능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이순진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해군 2함대사령부를 찾아 군사대응태세를 점검한다. 한미 양국군은 전날 오전 동해상에서 ‘현무-2’탄도미사일과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한미일 3국이 ‘군사압박’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유엔 안보리를 통한 대북추가 제재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 때문이다. 중국은 7월 유엔 안보리 의장국으로, 지난 4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보다는 아프리카 및 중동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 의장은 회의를 주재하며 안보리의 권한 하에 논의와 합의를 형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쳐 북한 추가제재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하지 못했다. 미국이 군사적 수단을 거론하며 추가제재의 필요성을 피력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되레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가 역내 안정을 무너뜨린다며 배치 철회를 강조했다.
문재연ㆍ유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