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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생제 사용량 줄이자’ 병원들이 먼저 나섰다
-심평원, 의료기관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
-전체 평균 78%로 수술 전 적절한 항생제 사용 병원 증가
-1등급 병원은 2.2배, 2등급 병원은 1.9배 증가
-항생제 오남용 비율 낮아지는 계기되길 기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3살 아이를 둔 주부 김모씨는 최근 몇 달 사이 아이의 감기, 장염 등으로 소아과를 가는 일이 잦아졌다. 김씨는 우리나라에서 항생제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보도를 본 뒤 처방받은 의약품 중 항생제가 얼마나 처방되고 있는지 꼼꼼이 보고 있다. 의사에게도 항생제 처방은 되도록 줄여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최근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가운데 병원들이 앞장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항생제 오남용의 비율이 낮아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5년 3개월(9~11월) 동안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768곳(상급종합병원 43곳, 종합병원 242곳, 병원 483곳)에서 시술한 15종류의 수술(위, 대장, 담낭, 유방, 척추 수술 등) 9만4551건에 대한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는 7번째다.


그 결과 전체 평균은 78.3%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2차 평가 때의 57.4%보다 21%가 높아진 것이다. 이는 병원들이 수술 전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항생제 사용량을 줄여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가 대상 의료기관을 1~5등급으로 나눴더니 1등급은 31.9%(242곳), 2등급 38.6%(292곳), 3등급 23.6%(179곳), 4등급 4.8%(37곳), 5등급 1.1%(8곳) 등이었다.

2008년 평가 때와 비교하면 1등급 병원은 2.2배, 2등급 병원은 1.9배가 각각 증가했다.

심평원은 2007년부터 국가항생제 내성관리 종합대책의 하나로 의료기관들이 수술할 때 예방적 목적으로 항생제를 적절하게 쓰는지 투여 시점과 투여 기간, 투여 항생제 종류 등을 평가하고 있다. 2015년까지 7차에 걸쳐 평가가 진행됐다.

이번 평가를 통해 의료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국내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와 같은 출현도 한국의 항생제 등 지나친 의약품의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진단되고 있다.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항생제 사용량은 1000명당 31.5명이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OECD 국가 중 항생제 사용량이 우리와 비슷한 나라는 이탈리아뿐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10~20명 정도다.

김성균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예전에는 항생제를 당연히 써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 사용량이 무분별하게 많았지만 최근에는 꼭 필요할 때만 그것도 사용량을 최소화하자는 분위기가 의료계에서 형성됐다”며 “오히려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내성균이 생긴다는 의학적인 증거가 계속 나오면서 병원들은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감염관리를 강화하는 치료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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