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연속 기준선 100 밑돌아 2012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최장
내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가 90에도 못미쳤다. 기준선 100을 밑돈지 벌써 8개월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BSI 전망치는 89.9로, 8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이는 지난 2012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최장기간 연속 100을 하회한 기록이다. 당시 유럽이 재정위기에 빠지면서 BSI 전망치는 2012년 6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9개월간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이처럼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어두운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불안한 국내 여건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에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으로, 국내 가계부채의 위험성이 커지는 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대로 둔화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 등도 부정적인 전망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내년 1월 말 설과 중국의 춘절(2017년 1월27일∼2월 2일) 등 명절 특수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경공업(85.2)의 경우 음식류(80.0), 섬유ㆍ의복 및 가죽ㆍ신발(83.3) 등을 중심으로 경기부진이 점쳐졌다. 중화학공업(84.7)은 고무ㆍ플라스틱 및 비금속광물(59.1), 의약품제조업(75.0) 등이 전월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제조업(96.4)은 건설업(72.0), 도소매(90.2), 출판 및 기록물 제작(92.9)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경기가 안 좋을 것으로 전망됐다.
12월 기업 실적치 역시 91.1로, 100을 하회했다. 이는 20개월 연속 부진한 기록이다.
부문별로는 내수(100.4), 수출(95.5), 투자(97.5), 자금사정(98.7), 재고(103.4), 고용(100.7), 채산성(97.5) 등 내수와 고용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재고는 100 일 때 부정적 답변(재고과잉)이 많을 것을 의미한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내외 기관들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연달아 낮추는 등 새해에도 기업 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토대로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3%로, LG경제연구원은 2.6%에서 2.2%로, 한국경제연구원은 2.2%에서 2.1%로 각각 낮췄다. 또 정부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최근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임을 시사한 바 있다.
윤재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