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가 한달 간 후보 검증작업에 돌입했다. 탄핵 정국으로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기존 CEO의 ‘안정성’이 장점으로 부각되는 반면, 여전히 ‘최순실 리스크’가 잔존해 권 회장의 연임 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포스코 규정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본격 검증 작업에 돌입한 CEO추천위는 한달여의 검증을 거쳐 1월 이사회에서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이르면 내년 1월 초, 늦어도 중순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추천위는 100% 포스코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이사회 의장인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을 비롯해 신재철 전 LG CNS 사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 6명이다. 이들이 권 회장 연임에 찬성하면 포스코는 이사회, 주주총회에서 권 회장을 차기 단일 회장 후보로 내세운다. 이들이 반대하면 사내외 후보를 다시 물색, 심사를 거쳐 회장 후보를 결정한다.
추천위는 권 회장의 경영 능력을 비롯해 ’최순실 게이트‘ 관련 각종 의혹을 검토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려면 사내외 구성원들로부터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13일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5주기 추모식에 모인 OB멤버들은 “예전의 포스코는 대단했는데, 지금은 상당히 어려워졌다”며 “앞으로도 예전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포스코의 3분기는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거뒀지만, 임기 내내 세계 철강 시황과 맞물려 저조한 실적을 보였던 것은 리스크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그동안 사업을 줄이는 방향이었는데, 내년 이후에는 사업을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향후 임무를 완수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순실 리스크‘도 풀어야 할 과제다. 권 회장은 19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여야 의원들로부터 쏟아질 각종 의혹 제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권 회장은 포스코 옛 광고 자회사인 포레카 지분 강탈하려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최순실이 권 회장 인선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각종 의혹에 연루돼 있지만, 청문회에서 검증을 통과하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청문회 결과가 연임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검증을 맡은 CEO 추천위의 심적 부담도 매우 커졌다. 당장 정권 공백으로, 정권 입김 없이 포스코 회장이 인선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사외이사로 구성된 추천위가 얼마나 공정하게 회장 자격을 검증할지 미지수“라면서도 ”만일 정권 입김 없이 공정하게 차기 회장을 선출하면 포스코의 역사를 새로 쓰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