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즐기는 영어학습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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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분당판교]'자녀가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도'. ‘그럼에도게임을 싫어하시는 부모님은 많다. 그렇다면 이런 전제는 어떨까. '자녀가 게임으로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다면', '자녀의 성격과 태도가 확연히 좋아진다면'. 세상에 그런 게임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 받을 수도 있다. 엔씨소프트의 호두 잉글리시(이하 호두)’ 이야기이다.

호두는 게임기반 영어교육 프로그램으로, 3D 가상 ESL환경에 기반을 둔다. ESL환경이란 English as a Second Language의 줄임말로, 2언어로서의 영어를 의미한다. NPC(Non-Player Character, 게임 진행을 돕는 캐릭터)들과 영어로만 대화할 수 있어 플레이하는 동안 마치 유학한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호두는 2008년부터 청담러닝과 함께 개발을 시작해, 2012년부터 클루빌 러닝센터(청담러닝의 영어교육센터)에 재원 중인 학생들에게 서비스하는 중이다. 또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키드앱티브(Kidaptive)에 투자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키드앱티브는 교육용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로,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호두는 의사소통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청크 기반·과업 중심·상황 중심' 세 가지 학습법을 선보인다. 청크(chunk)란 하나의 의미를 가지는 말의 덩어리를 뜻한다. 대화 도중 청크의 의미가 그려진 그림카드를 통해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단어와 문법을 따로 학습할 부담을 덜어준다. 이후 '과업 및 상황 중심 학습'으로서 스토리와 회화 학습을 가진다. 추가로 단어와 리스닝 실력을 다질 수 있는 자율학습과 테스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 내 배경은 '베티아'라는 가상세계로, '디노'에게 용사로 스카우트된 플레이어가 도착한 곳이다. 플레이어는 '데빌몬'의 계략에서 평화를 지키는 용사로서 활약한다. 아구몬('디지몬 시리즈'에 등장하는 디지몬)이 연상되는 디노는 튜토리얼(조작법 등 기본요소 해설) 역할도 한다. 플레이어마다 집을 가져 꾸밀 수 있고, 전투 시 변신하는 등 플레이어들이 좋아할 만한 학습 외적 요소들도 눈에 띈다. 호두는 초등 3학년부터 중등 1학년까지 총 네 레벨로 이루어져 있다. 한 레벨은 각 두 큐브로 되어있으며, 한 큐브를 플레이하는데 대략 3개월이 걸린다. 이 모든 스토리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 2년이 필요하다. 또한, 학습자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실력을 진단해주는 '학습 관리 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통해 맞춤 학습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앞으로도 스토리 강화, 모바일 버전 등 다양한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그중 가정 서비스는 비즈니스 확장 및 접근기회의 평등 면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지금까지 볼 수 있었던 노력만큼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된다. 호두는 게임의 선한 영향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례다. 중앙대 게임제작동아리 CIEN 김선정(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