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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 피부암 안전지대?
최근 레저 등 야외활동 늘어 국내환자 급증세…외출땐 긴옷·모자·선글라스 등 챙겨 지나친 자외선 노출 막도록
피부암은 전통적으로 유럽, 호주권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멜라닌 색소 결핍으로 이들 지역에서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고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국내에서도 피부암 환자가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로 알려져 있던 한국도 더 이상 안정하지만은 않다는 의미여서 평소 피부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햇볕이 쨍쨍한 초여름 날씨도 그렇지만, 구름이 낀 날씨에도 피부암 주의보는 도처에 깔려 있다.

▶피부암 환자 급증=대한피부과학회가 5월 피부건강의 날(5월 셋째주 수요일)을 맞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전체 피부암 실태를 분석한 결과, 악성흑색종(멜라닌세포가 악성화한 것으로 피부에 가장 많이 발생)을 포함한 피부암 환자수는 2009년 1만980명에서 2013년 1만5826명으로 44.1% 증가했다. 한해 평균 9.6%의 증가율을 보인 셈이다.

2013년 악성흑색종의 조유병률(해당 관찰기간 동안 특정 인구집단의 유병자수를 전체인구로 나눈 값으로, 일반적으로 인구 10만명당 비율로 표시)은 10만명당 7.4명, 편평상피세포암, 기저세포암 등 기타 피부암의 조유병률은 10만명당 23.6명이었다.

악성흑색종을 포함한 신규 피부암 환자의 발생건수는 2010년 6739건에서 2013년 7677건으로 4년간 약 938건(13.9%)이 증가해 연 평균 3%씩 늘었다.

2013년 악성흑색종의 조발생률(해당 관찰 기간 중 대상 인구 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환자 수)은 10만명당 3.0건이었고, 기타 피부암의 조발생률은 10만명당 12.0건이었다.

피부암 중 악성도가 가장 높은 악성흑색종의 경우 환자수가 꾸준히 늘어 2009년 2819명에서 2013년 3761명으로 33.4% 증가했다.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김광중 교수는 “피부암은 인구 고령화와 자외선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국내에도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질병”이라며 “발병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자외선이 주요 발병 원인=피부를 과도하게 태양광선에 노출시키는 것은 피부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다. 자외선은 암발생 억제유전자인 p53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발하고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 피부의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기저세포암(표피의 최하층인 기저층이나 모낭 등을 구성하는 세포가 악성화한 종양)과 편평상피세포암(표피의 각질형성세포에서 유래한 악성 종양)에서 모두 연관성을 갖는다. 기저세포암의 경우 간헐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자외선에 과다 노출되는 것과 연관돼 있고, 편평상피세포암의 발생은 자외선의 노출량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갖는다.

특히 등산, 낚시, 골프, 스키 등 스포츠 레저 활동 증가와 일광욕을 즐기는 등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자외선 노출이 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오존층 파괴로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양이 증가해 피부암이 증가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대기중의 오존층이 1% 감소함에 따라 편평상피세포암의 발생빈도는 2%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적ㆍ환경적 요인도 피부암 발생에 관여한다. 타르나 비소 등의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편평상피세포암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담배나 술은 구강에서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과 연관성이 크다.

피부암 발생률은 성별에 따른 차이도 보인다. 남자에서 2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며, 40세 이후에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 기저세포암도 남자에게서 더 흔히 발생하며, 고령자에게 주로 발생한다.

▶외과적 절제술로 치료=피부암은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의 선택은 병변의 위치와 크기, 병변의 수, 병리학적 검사에 따른 종양의 특징, 환자의 건강 상태, 이전에 치료 받은 과거력 등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 방법으로는 병변과 주위의 정상 경계부를 포함해 종양을 제거하는 외과적 절제술이다. 수술에 의한 피부 결손이 심한 경우에는 피부 이식을 통해 부족한 피부를 채워준다. 수술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광범위한 병변이나 수술을 원치 않는 환자, 동반 질환을 갖고 있어 수술이 위험한 경우에는 보조 요법으로 방사선 치료가 사용된다.

모즈미세도식 수술(모즈 수술)은 제거한 조직에서 종양 세포의 존재를 확인해 가면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이다. 병변의 완전한 제거와 최대한의 조직 보존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수술이다. 그러나 수술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밖에 1㎝ 미만의 종양을 제거하는데 효과가 큰 소파ㆍ전기소작술이나, 종양의 하부로 침범된 깊이가 얕은 경우 암세포를 동결시키는 동결요법(냉동수술) 등이 시행된다.

고대안산병원 피부과 김일환 교수는 “병변을 일찍 발견하고 조기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시작하면 국소 치료로도 가능하다”며 “치료 시기를 놓쳐 다른 부위로 전이될 경우에는 병기를 따져봐야 하고 결과적으로 5년 생존율이 서양인에 비해 떨어지는 만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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