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핵심비선 평가…올들어 측근 줄줄이 좌천 ‘박지만 인맥 솎아내기’ 논란… ‘정윤회 문건’으로 또다시 시련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상황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식’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의 이름이 또다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5월 청와대 내부 문건이 대량으로 유출된 의혹이 있다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측에 경위 파악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은 A4용지 100여장 분량으로 정국을 통채로 삼킨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동향보고서를 만든 박모 경정 등이 박지만 회장에게 전달했으며 박 회장과 주변인사들의 동향에 대한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이 정윤회 씨 등이 자신을 음해한다고 판단하고 권력 핵심부에 구조의 손을 내밀었다는 얘기다.
박 회장은 청와대의 엄격한 친인척 관리에도 불구하고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정윤회 씨와 함께 ‘만만회’로 불리며 박근혜 정부의 핵심비선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정윤회 씨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폭로한 내용 안팎을 들여다보면 박 회장은 정 씨와의 ‘파워게임’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해석에 도달하게 된다. 실제 올 봄 잇달아 옷을 벗은 조응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백기승 국정홍보비서관은 박 회장쪽 사람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경질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과 국정원 1급 간부의 석연찮은 인사 역시 ‘박지만 인맥 솎아내기’의 일환이었다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 회장은 16살 때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잃고 21살 때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잃은 뒤 5차례에 걸쳐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등 시련의 시절을 겪었다. 이후 2004년 서향희 변호사와 결혼한 뒤 아들 박세현을 얻고 EG그룹 회장자리에 오르면서 안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 사건은 박 회장을 또 다시 시련으로 밀어넣고 있다. 박 회장은 아직까지는 이른바 ‘정윤회 문건’ 주역 가운데 유일하게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박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한번도 청와대를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선 실세 권력 다툼’의 최정점에서 선 박 회장의 입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