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정부가 전세난을 완화하기 위해 12.3 부동산대책 후속조치를 내놓은 가운데 서울 강남권에 메가톤급 전세대란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1~2년간 강남권에 이주하는 재건축 단지가 잇따르는 반면 신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오히려 급감하는 등 심각한 수급불균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4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 서 강남권 입주물량은 총 25개 단지 9367가구로 조사 됐다. 올해 27개 단지, 1만2128가구와 비교해 22.7%가 감소한 수준이다. 구별로는 △강남구 5640가구 △서초구 3251가구 △강동구 476가구 등이며 송파구는 아예 입주 물량이 없다. 강남권은 2000년 이후 올해까지 연평균 1만2000여가구가 입주를 했으나 내년엔 올해대비 22.7% 감소하고, 2015년(4196가구)엔 2014년대비 44.7%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권 입주물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신규 아파트 주요 공급원인 재건축시장 위축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등하자 참여정부는 소형 평형 의무비율, 재건축기준연한 강화,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개발이익환수시행 등 재건축 규제책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중반이후로 강남권 재건축 사업이 중단, 연기되는 등 재건축 사업은 크게 위축됐다. 최근 3년(2011~2013년)간 강남권 입주물량은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물량이 대부분이었다.올핸 재건축 입주단지는 두 곳뿐이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도곡카운티(진달래1차 재건축 397가구), 서초구 방배동 방배롯데캐슬아르떼(방배2-6구역 단독주택 재건축 744가구) 등이다. 27개 단지 9367가구가 입주하는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다.
내년에 입주하는 재건축 단지는 3곳이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3차아이파크(역삼 성보아파트 재건축 411가구),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 프레지던트(서초동 삼익2차 재건축 280가구), 강동구 성내동 벽산블루밍 파크엔(성내동 미주 재건축 476가구) 등 총 1167가구 수준이다.
2014~2015년 강남권 전세난은 올해보다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저쳐지는 이유다. 고덕주공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이주가 예정됐다는 점도 전세난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1만1000가구가 넘는 고덕주공 2~7단지가 대부분 내년에 이주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 개포지구의 경우도 개포주공3단지가 내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개포주공1, 개포시영, 개포주공2단지 등 총 1만2000여가구가 2015년까지 줄줄이 이주할 가능성이 높다.
1만1000가구의 둔촌주공도 2014년 12월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2015년 상반기부터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따라서 앞으로 3~4년간 강남권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강남권은 전세수요와 매매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을 통해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면서 “하지만 내년과 2015년은 입주물량 감소와 대규모 재건축 이주가 맞물려 강남권 전셋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