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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힙생힙사' 그레이 "힙합은 생활, 내 이야기 담을 뿐"
힙합가수 그레이가 새 미니앨범 ‘콜 미 그레이(Call me Gray)’로 컴백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의 이름과 음악을 확실하게 알릴 것을 다짐했다.

그레이는 이미 지난 달 25일 새 앨범을 발표했다. 노래를 접한 팬들에게서 혹평은 찾기 힘들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의 다짐만큼이나 좋은 음악으로 대중들 앞에 나선 것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그레이라는 가수를 확실하게 알리고 싶었어요. 방송활동을 안하기 때문에 못 알아볼 수도 있지만, 노래를 들으면 ‘이거 그레이 노래야’라고 알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거기에 그레이라는 가수는 ‘깜빡’만 부른 게 아니며, 앞으로 제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그의 바람대로 이번 앨범의 이름은 말 그대로 ‘콜 미 그레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앨범 작업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 본인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심지어 박재범조차 그레이가 자유로운 상황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이번 앨범은 제 의견이 우선적으로 반영됐어요. 하고 싶은 대로 흘러갔다고 해야 하나? 저랑 맞지 않은 옷을 입으면 대중들이 제일 먼저 알게 되잖아요.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대중들의 반응도 더 좋지 않을까요? 제가 할 줄 모르면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고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아티스트잖아요.”

‘힙생힙사’. 말 그대로 힙합에 살고 힙합에 죽는다. 그에게 있어 ‘힙합’은 하나의 삶이자 문화다.

“저에게 있어서 힙합은 생활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노래에 제 이야기를 담게 되는거죠. 남의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아요. 태도 면에서 제가 맞다 생각하고 느끼기에 멋있으면 되는거죠. 한번은 어린 팬들이 제 랩에는 욕을 담지 않느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소프트한 감이 있다는 거죠. 그건 지금 제 상태가 화날 일도 없고 행복하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세보이려고 힙합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런 마인드 때문인지, 그는 휴식을 취하더라도 힙합 음악이 나오는 곳을 주로 찾는다. 옷차림, 액세서리, 주위 사람들 등 힙합과 관계되지 않은 것이 없다.

“작업을 하면 그 자리에서 10~12시간 동안 꼼짝도 안한 채 몰두하는 스타일이에요. 한마디로 작업할 때는 완전 폐인이죠. 잘 씻지도 않고 잠도 안자는 편이에요. 잘 나올 때 막 뽑아야죠. 안 된다 싶으면 아무것도 안 나와요. 그때는 같이 음악하는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푹 쉬는 편이에요. 그러다보면 다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있어요. 그게 정말 좋아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얻게 되는거니까요. 뭔가 일이랑 연관된 것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가장 재미있고 즐거우니까요.”

힙합만을 고집하던 그도 한때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안정된 직업을 바라는 부모님의 뜻을 따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이쪽으로 돌아왔다.

“음악을 안 했으면 아마 컴퓨터 쪽의 일을 하는 평범한 회사원이 됐을지도 모르죠. 대학을 나와 안정된 직장을 찾기보다는 음악을 하는 것을 절실히 원했어요.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했으면 지금 이 자리에 저도 없었죠.”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서 다른 길을 포기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음악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던 그레이 역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무식할 정도로 박치, 음치라면 생각을 달리 했겠죠. ‘내가 최고다. 잘 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그 느낌은 본인만이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도 엄청 뛰어난 사람을 보고 슬럼프에 빠지면서 자책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러한 슬럼프는 또 다른 영감을 안겨주죠. 상상하면서 곡을 쓰는 건 정말 힘들어요. 결국 경험이기 때문에 다양하게 겪어보고 싶어요.”

그레이의 음악적 욕심은 끝이 없다. 그는 자신의 곡에 대한 모든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제작할 수 있는 그날을 꿈꾸고 있다.

“지금은 제가 부족한 부분을 전문적인 분한테 맡겼는데, 전부 다 제 손에서 나올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믹싱, 마스터링도 공부하고 있고 아트웍 같은 경우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저는 자기만족을 하는 경향이 있어요. 나다운 것이 가장 좋다죠. 혹시라도 나중에 이런 것들을 못해봐서 미련이나 후회가 남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이제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자신을 알리기 시작한 그레이. 대중들 앞에 서는 각오도 남다르다.

“앞으로 다른 분들과 작업도 함께 해보고 싶고 공연도 열고 싶어요. 또 다음 앨범도 빨리 구상해서 뭔가 준비를 하고 싶어요. 이번 앨범의 피드백도 수용하고 반영하면서 말이죠. 항상 부족한 것을 느끼고 성장해야 되는 게 맞고, 올라갈 게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단지 시작을 알린 것뿐이에요. 항상 다음이 더 기대되며,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게요. 음악은 같이 들어야 재미있는 거니까 듣고 좋으시면 여기저기 소문 많이 내주세요.”

그레이가 뭔가 ‘제대로’ 일을 벌이고 있다. 프로듀서가 아닌 가수로 활동하게 된 그가 어떠한 음악들로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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