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 · 해외근무자 반입 때문
공식적으로 수입 판매돼 등록된 수입차 숫자보다 더 많은 수의 수입차가 현재 운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병행수입(같은 상표의 상품을 여러 수입업자가 수입하는 방식) 됐거나 해외에서 이삿짐과 함께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벤츠, BMW 처럼 최근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독일 브랜드에서 유독 이 같은 사례가 많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987년 10대를 시작으로 국내 판매에 들어간 벤츠는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10만2076대가 신규 등록됐다. 하지만 작년말 기준으로 국토해양부에 등록된 벤츠 차량은 총 11만1546대.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지금까지 판매된 차량 보다 무려 9470대가 더 많이 운행 중인 셈이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벤츠의 경차 스마트포투를 수입하는 스마트코리아 처럼 병행 수입하는 업체가 있는데다 일부 해외에서 차를 구매해 들여오는 경우 개별등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 1위인 BMW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브랜드 출시 이후 누적으로 13만1612대가 팔렸지만 작년말 기준으로 13만3207대가 등록돼 있다. BMW코리아가 공식적으로 들여온 라인업이 워낙 많아 병행수입이 활발한 편은 않지만 이른 바 부자 동네를 중심으로 소규모로 영업하는 업체들은 여전히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셰,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도 공식 판매 보다 많은 차량이 현재 등록돼 있다. 수입차 업체 한 관계자는 “인기 브랜드의 경우에 주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며 “특히 시장 수요는 있는데 공식 수입업체가 해당 라인업을 들여오지 않을 경우 병행수입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2008년에는 SK네트웍스가 당시 국내에는 없었던 벤츠 S클래스 ‘S550’ 모델을 들여와 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바 있다.
반대로 과거에는 잘 팔렸으나 최근 인기가 다소 떨어진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등록 비율이 낮았다.
김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