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21일(현지시간) 집권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사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르펜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파드칼레를 방문한 길에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남은 선택지는 사임 뿐"이라고 말했다고 일간 리베라시옹이 전했다.
르펜 의원은 "나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임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나는 제도를 존중한다"며 "다만 (총선 패배 후)정치적 교착 상태나 위기가 있을 때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개각, 의회 해산 대통령 사임"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개각의 경우 어차피 야당 총리가 구성하는 내각인 만큼 "그다지 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의회 해산도 헌법상 일 년에 한 차례밖에 쓸 수 없는 카드라 당장은 마크롱 대통령이 다시 해산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기에 마크롱 대통령에게 남은 선택지가 사임 뿐이라는 게 르펜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게 아닌 '관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기관 오피니언웨이가 보수 매체들 의뢰로 실시해 전날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 RN은 35% 지지율로 1위에 섰다. 이어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27%,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은 20% 지지율에 머물렀다.
이렇듯 상황이 좋지 않은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다급한 열변'을 토했다.
특히 RN과 르펜 의원을 공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쏟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RN의 부상에 대해 "RN이 집권하면 여러분의 연금은 어떻게 될까요. 그들은 이를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없기에 연금은 줄어들 것"이라며 "RN이 집권하면 주택담보 대출은 어떻게 되겠는가. 이자율이 천정부지로 솟아 대출 비용도 상승할 것이다. RN이 집권하면 우리의 가치, 이중 국적이나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우리 시민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했다.
르펜 의원을 향해선 "르펜 후보가 내가 사임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대선을 다시 치르고 싶어 하는 걸 이해한다"며 "나는 그에게 헌법을 다시 읽을 것을 권한다"고 했다.
조기 총선 패배시 사임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터무니 없다"며 "총선 이후엔 어떤 경우라도 나라를 위해 존중과 차분함, 품위를 갖고 다르게 통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