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활성화 추가지원 방안

1조원 K-콘텐츠 전략펀드 조성

한중 경제장관회의 연내 추진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의 예비타당성(예타) 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산단 부지 조성을 담당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업의 공공기관 예타를 면제하는 방식이다. 7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중에서는 첫 번째 사례다. ▶관련기사 4면

또 수출 기업의 유동성 확대를 위해 180조원 이상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고 올 한해 중국인 관광객 수 200만명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 단체관광객 전자비자 발급 수수료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면세쇼핑 환급 등을 간소화한다.

정부는 4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출 활성화 추가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에 쏠린 주력산업을 다변화하고,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에 치중된 시장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시스템 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이 집적한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의 예타 면제 추진하기로 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삼성전자가 2042년까지 300조원 규모를 투자해 단일 단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또 기업 출자와 민간 매칭을 통해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중소·중견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유망분야 연구 개발과 반도체 특성화 대학 등 인력 양성 노력도 계속한다.

반도체 이외에 이차전지, 바이오, 디스플레이,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신(新)수출동력을 키우는 작업에도 나선다. 디지털, 콘텐츠, 농수산식품, 에너지, 녹색산업 등 수출 유망분야에 전략적으로 정부 재원을 지원해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세계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K-콘텐츠’ 육성을 위해 1조원 규모의 ‘K-콘텐츠 전략 펀드’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형 프로젝트 및 대기업 추진 사업 등 수익성 있는 곳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운용상 제한도 두지 않기로 했다.

수출지역 전략으로는 미국·중국·동남아 등 주력시장,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 등 신전략시장을 전방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우리 전체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거듭 부각했다. 한·중 경제장관회의 및 한중경제협력교류회를 연내 개최해 경제협력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시장 유망품목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중국 소비흐름 변화를 반영한 해외 마케팅도 강화한다.

정부는 민간·공공 합동으로 연말까지 최대 181조4000억원 규모의 무역·수출 금융도 공급하기로 했다. 단기적인 자금 문제를 겪는 기업들에 충분한 ‘실탄’을 공급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광범위하게 지원하고, 신규 수출국 진출을 돕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중국인의 방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 단체관광객 전자비자 발급 수수료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면세쇼핑 환급 등을 간소화한다. 나아가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저가 관광, 출혈 경쟁 등을 예방해 중국인 방한 관광 시장의 질적 도약을 꾀한다. 올해 하반기 중국인 관광객을 상반기의 3배 규모인 150만명 유치해 올 한해 중국인 관광객 수 200만명을 달성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0.16%포인트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배문숙·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