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낮 12∼1시 전체 전력사용량의 39.2% 차지
제한된 송전망 속 에너지원 출력 제어에 전력당국 '고민'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일조량이 많았던 지난 4월 한때 태양광 발전량이 전체 전력 수요의 40%에 육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수요가 적은 주말이나 휴일에 한정된 현상이지만, 이는 태양광 발전이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부상한 것을 보여준다.
태양광 발전량의 증가와 맞물려 전력 당국은 공공재나 다름없는 제한된 송전망 속에서 초과 생산된 에너지원의 출력을 제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력 생산량과 소비량을 정확히 일치시켜야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9일 일요일 낮 12시∼1시 한 시간 평균 태양광 출력량의 추계치는 2만1778.7㎿(메가와트)로, 이 시간대 우리나라 전체 전력 사용량(5만5577㎿)의 39.2%를 차지했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전체 전력 소비량의 40%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이는 전력시장(전력거래소) 내와 한국전력등 전력시장 외 전력량 집계를 합한 추계치다.
올해 들어 '상위 10위' 태양광 발전량이 전체 전력 사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30%를 넘겼다. 낮 12시∼1시 기준으로 태양광 발전 비중은 지난 4월 30일 37.9%, 4월 2일 37.2%, 4월 8일 35.9%, 3월 19일 35.5%, 3월 26일 35.2%, 5월 14일 34.9%, 5월 1일 34.0%, 2월 26일 33.5%, 4월 1일 33.1% 등으로 나타났다.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 외에는 모두 토요일 또는 일요일이었다.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였던 이달 3∼6일에도 태양광 발전 비중은 30% 선을 오르내렸다.
태양광 출력 추계는 지난 3일 낮 12시∼1시 2만518㎿(32.7%), 4일 오전 11시∼12시 1만8천670㎿(32.0%), 5일 오후 1시∼2시 1만4천431㎿(20.3%), 6일 낮 12시∼1시 1만8천934㎿(28.9%)였다.
하루 중 일부 시간대이지만 태양광 발전 비중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원자력 발전, 화력발전, 액화천연가스(LNG) 등과 더불어 태양광 발전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호남과 제주,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소가 늘고 있어 앞으로 태양광 발전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봄·가을철은 일조량과 온도 등에서 태양광 발전 최적의 조건으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량의 증가와 맞물려 국가 전체 에너지 운영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는 전력 당국의 고민이자 애로 사항이기도 하다. 발전량에 따라 에너지 사업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그간 사실상 '100% 가동'을 원칙으로 했던 원전의 '감발'(출력 감소)이 올해 들어 5월까지 23차례 4130㎿ 규모로 이뤄졌다. 태양광 발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에도 정부는 지난 4∼5월 호남·경남 지역 태양광 발전소를 대상으로 설비용량 기준 최대 1.05GW(기가와트)까지 출력 제어한다고 예고한 이후 여러 차례의 출력 제어를 했다. 이는 태양광과 원전 발전 사업자 간 '에너지 프레임 전쟁'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원전업계 측에선 '지난 정부 이후 태양광 발전이 우후죽순 늘면서 생산 비용이 낮은 원전의 출력 감소를 유발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태양광 업계 측에선 '글로벌 의제인 탄소중립 목표 속에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 격인 태양광 발전사업을 정부가 장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은 전력 당국을 상대로 태양광 출력 제어를 문제 삼아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