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직장인 A 씨는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를 보며 속이 끓는 기분이다. 저점인 줄 알고 지난해 9월 2600만원대에 들어갔지만 이후 2000만원대로 급락하며 마이너스 통장까지 끌어다 ‘물타기’를 했다. A씨는 “겨우 2400만원까지 평단가를 낮췄는데 지난해 말 급전이 필요해 일부 손절했다”면서 “불과 한 달도 안 돼 2600만원까지 오를 줄 알았으면 어떻게든 돈을 마련했지,절대 안 팔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에 한화 2000만원대를 횡보하던 비트코인이 올해 들어 2600만원대를 회복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안에 5200만원까지 오를 것이란 ‘장밋빛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폭락장에 손해를 감수하고 비트코인을 정리한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손절할 때보다 판 게 오를 때가 몇 배 더 사무친다”는 말이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도 통용되고 있다. 한 투자자는 “2400만원 대에 1억원을 넣어 2100만원대까지 떨어져 1500만원 손실을 보고 뺐다”며 “2500만원대까지 오른 걸 보니 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비트코인에 다시 들어가야 할지 말지를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21일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2600만원대로 작년 9월 중순 이후 4개월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지난해 12월30일만 하더라도 207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의 가치는 한 달도 안 돼 2600만원대로 크게 올랐다. 올해 들어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약 7일 동안에만 23% 급등했다. 2021년 2월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률이다.
장밋빛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가상자산 이슈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비트코인의 가격이 최대 5200만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블룸버그 통신도 지난 5년간 비트코인이 한 주에 20% 이상의 상승한 것은 9번이며, 이 같은 사건 이후 대부분 40%까지 급등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등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폭락장을 이기지 못해 손절한 이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오르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프다. 나는 돈을 벌 수 없는 사람인가보다”, “금리 때문에 당장 빚 갚느라 눈물을 머금고 팔았는데 손해가 더 막심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