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우리 유튜브 PD, 월급 이체 내역입니다. 1억5000만원쯤 되네요.”(유명 유튜버)
유튜브 제작 스태프 수익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유명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 PD 월급이 1억5000만원이라고 공개하면서다. 진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업계는 가능하다면서도 극소수 사례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무시간, 강도, 페이 등이 천차만별이고 상당수가 ‘열정페이’라는 의견이 많다. 유튜버들의 빈부격차만큼이나 제작인력 수입 격차도 심각하다.
“우리 PD, 연봉 20억원에 아파트 몇 채” 갑론을박
지난 19일 한 유명 유튜버가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채널 PD(피디) 월급 이체내역을 공개했다. 통장에 적힌 금액은 1억5000만원. 그는 “연봉이 아니라 월급”이라고 수차례 강조하며 PD 연봉은 2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준 연봉으로 PD는 아파트 몇 채와 빌딩까지 보유하고 있다고도 했다. 유튜브 채널 전체 직원 연봉의 총합이 수십억원이란 말도 덧붙였다.
해당 채널의 구독자는 67만명에 달한다. ‘유튜브판 골목식당’이라는 주제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들을 찾아가 컨설팅 및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백종원만큼 인지도가 높은 유명인사다. 그는 유명 치킨프랜차이즈를 창업한 후 200억원에 해당 브랜드를 매각한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번 PD 연봉 공개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진실공방이 일었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편집자에게 연봉 20억은 말도 안 된다”며 믿지 않은 누리꾼도 있었다. 반면 “1주일에 1~2개씩 콘텐츠를 제작하는 PD인데, 저 정도 연봉 줄 수 있는 것 아니냐” “단순 편집자가 아니라 ‘유튜브판 골목식당’ PD인데 가능할 것 같다” 등 의견도 있었다.
“누구는 무급, 누구는 억대 월급?”…실태조사 전무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태프의 근무환경에 관한 실태조사는 전무한 상황이다. 프리랜서라는 직업특성상 경력, 담당 채널 규모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업계에서는 극소수 사례이긴 하지만 충분히 ‘월 억대 수입’이 가능하다는 반응이다. PD, 편집자 등은 개인 유튜버와 직접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소수 인기 유튜버의 경우 자신의 콘텐츠를 전담하는 편집자를 월급제로 구한다. 월급은 평균 350만~400만원 정도로 알려졌지만 조회 수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합하면 수천만원도 될 수 있다.
유튜브 PD로 근무한 적 있는 A씨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진의 임금에 기준은 없다”며 “경력, 실력도 중요하지만 채널 규모, 유튜버 개인의 인심, 인맥 등에 하늘과 땅 차이다. 운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상당수가 최저임금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월급보다는 ‘건당 15만원’처럼 일회성 급여을 받는 프리랜서가 대다수다. 이 경우 근로계약서 작성도 쉽지 않다. 업무시간은 복불복이다.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영상을 수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길어지면 시급은 더욱 낮아진다. 사실상 ‘사각지대’인 셈이다. 심각할 경우 경력을 쌓는다는 핑계로 무급 ‘열정페이’를 강요받기도 한다.
7년째 유튜브 편집일을 하고 있는 B씨는 “처음 편집일을 할 땐 시급 1000원짜리 일도 있었다”며 “근로계약서를 안 쓰니, 커리어 쌓는다는 생각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근무환경은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한 유튜브 채널 스태프는 하루 14시간에 달하는 고강도 노동에도 9개월간 단 한 번 288만원을 정산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1인당 3000만원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