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가공식품-외식물가 급등속 정점은 아직

정부, 고물가에 다음주 추석 민생안정대책…월 9900원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 검토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4% 뛰어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3분기 외식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치솟으면서 3분기 곡물수입단가가 더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벌써부터 '추석 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분기(7∼9월) 밀, 옥수수, 쌀 등 곡물의 수입단가는 2분기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파종 지연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높았던 2분기의 계약 물량이 3분기 도입되는 데 따른 것이다.

또 고환율도 인한 수입단가도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3분기 식용곡물의 수입단가 지수는 2분기보다 15.9%, 사료용의 경우 16.6% 각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수입단가는 3분기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2분기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원자잿값 상승에 따라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 밀 수입단가가 오르면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는 제과·제빵, 라면업체의 부담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

또 옥수수 수입가격 상승은 사룟값 상승으로 이어져 축산물과 육가공품의 가격도 따라 오르게 된다.실제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원재룟값 상승을 이유로 올해 들어 이미 두 차례나 가격을 올렸다.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올해 2월 37개 메뉴 가격을 올린 데 이어 4일부터 50개 메뉴의 가격을 또 인상한다. KFC는 올해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100∼200원 올렸고 지난달에도 200∼400원 추가로 인상했다.

이런 가운데 적어도 다음달 추석까지는 먹거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석 물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은 폭염과 함께 잦은 비가 이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25.9% 급등하며 밥상 물가를 자극했다. 배추 가격은 1년 새 72.7% 뛰어올랐고, 상추(63.1%), 시금치(70.6%)를 비롯한 잎채소와 오이(73.0%), 파(48.5%) 등도 급등세를 이어갔다. 축산물 가격도 수입 쇠고기(24.7%), 돼지고기(9.9%)를 중심으로 6.5%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4% 뛰어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곡물가 급등에 따른 재료비 인상 요인이 누적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치킨 가격이 11.4% 올라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고, 생선회(10.7%) 등도 함께 올랐다.

역시 서민 생활비와 직결되는 전기·가스·수도는 15.7% 뛰면서 상승률이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부터 전기·가스 요금 인상분이 반영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일시 감면된 지역 상수도 요금이 다시 올라간 탓이다.

이에 정부는 추석 물가안정을 최대 현안 중 하나로 꼽으면서 다각도의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추석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농가 부담 완화를 위해 비료·사료비 등 생산비 절감을 지원하고 철저한 재해 대응을 통해 국내 생산이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공식품·외식 가격 인상 요인이 최소화되도록 할당관세 적용 품목 확대, 수입 밀가루 가격 인상 보조 등을 추진하고 가계의 물가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농축산물 할인쿠폰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