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나스닥 지수, 각각 0.58%·0.64% 하락

美증시, 잭슨홀 경계심리·카불 폭탄 테러에 일제히 하락…다우 0.54%↓
[AF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 뉴욕증시의 3대지수가 다음날로 예정된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경계 심리가 커진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교냥 폭탄 테러로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92.38포인트(0.54%) 하락한 3만5213.12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날보다 26.19포인트(0.58%) 하락한 4470.00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96.05포인트(0.64%) 밀린 1만4945.81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까지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날은 차익실현 매물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에서의 폭탄 테러 소식에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1만5000선을 돌파한 지 3거래일 만에 다시 1만5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카불 공항을 겨냥한 두 차례 폭탄테러로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케네스 맥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이런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번 공격을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장중 카불 공항 폭발 소식에 주춤하던 주가는 미군이 이번 테러에 희생됐다는 소식에 빠르게 낙폭을 확대했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사태는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 이번 테러 공격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져 인프라 법안이나 3조5000억달러 규모의 지출안에 역량을 결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날 예정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앞두고 포지션을 재조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다수 전문가는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을 놀라게 할 뉴스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연준 당국자들이 테이퍼링을 조만간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테이퍼링에 대한 경계도 높아졌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 CNBC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의 조건이 갖춰졌다며 연준이 이를 조만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용에서 강한 증가세를 계속 보게 된다면 이러한 조정을 올해 보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CNBC에 출연해 연준이 테이퍼링을 조만간 시작해 내년 3월 말까지 끝마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될지 여부를 연준은 계속 평가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연준은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10월이나 10월과 가까운 시기에 테이퍼링을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연준이 9월에 테이퍼링을 발표하고, 10월에 이를 시작해, 8개월에 걸쳐 완료한 후 내년에는 첫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예상보다는 다소 부진했다.

올해 2분기(4~6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6.6%로, 앞서 발표된 속보치인 6.5%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6.7% 증가보다 소폭 낮았다.

그럼에도 미국의 성장률은 1분기에 6.3%에서 2분기에 6.6%로 성장을 지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들의 사업장 재개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정부의 대규모 지원 등에 힘입은 바 크다.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연일 경신해갔던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지난주에 소폭 증가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21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4000명 증가한 35만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망치 35만명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14일로 끝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34만8000명에서 34만9000명으로 상향 수정됐다.

캔자스시티 연은이 발표한 8월 관할 지역의 제조업 합성지수는 29로, 전월의 30보다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6보다는 높았다.

증시 전문가는 당분간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로히트홀드 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에 “투자자들이 이번 주 남은 기간에 연준의 심포지엄에서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발언이 나올지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에서 예상하지 못한 발언이 나오거나 혹은 S&P500지수가 4500고지를 넘거나 혹은 넘어서지 못할 경우 이는 주식과 채권 시장에 추가적인 변동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