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조업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전 산업생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 5월 기준으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3.6%로 전월보다 4.6%포인트 하락, 지난해 1월(62.8%) 이후 11년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으며 제조업 재고율 또한 128.6%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1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행히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한 3분기에 들어서는 경기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2월부터는 코로나19가 3차 대유행으로 접어들면서 이런 위기는 언제든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명목 GDP상 제조업 비중이 약 30%에 이를 만큼 제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따라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제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경제침체를 막기 위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인프라 확장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뉴딜은 DNA(Data, Network, AI)를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제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혁신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디지털 기반의 생산 지능화, 유연화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기초로 하는 제조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도 중소 제조기업은 현실상 데이터 수집, 저장, 분석 장비를 갖추기 어려워 데이터를 축적하고 AI를 분석하는 것이 힘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제조AI 특화 클라우드 플랫폼 제공을 통해 인력과 플랫폼 인프라가 부족한 대다수의 중소기업에 혜택을 줄 수 있다면 국가적으로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중소벤처기업부이 제조특화, 인공지능(AI)·데이터기반 플랫폼(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KAMP)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반갑기 그지없다. KAMP는 데이터 수집 및 처리에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을 위해서 학습 데이터를 취득 및 가공의 노하우를 제공하고 AI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플랫폼 출시는 외산 클라우드 AI 솔루션과 비교할 때 국내 제조업의 특성 및 부족한 부분을 미리 맞춰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절감할 가능성이 커 중소기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클라우드 플랫폼시장은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기업이 개발 및 유통 분야를 이미 장악하고 있지만 국내 솔루션인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삼성 SDS 클라우드, 더존비즈온 등 국내산 AI 클라우드의 입지가 커지는 것이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현재 AI 기술을 시범적으로 적용하는 AI 실증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조현장에 대한 이런 지원사업의 성공은 데이터 처리 및 AI 기술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모쪼록 많은 성공사례가 도출돼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제조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최재식 KAIST AI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