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秋아들 공방에 뒷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국회가 두 차례 폐쇄에 들어가면서 국회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일정 연기와 현안 관련 여야 공방으로 결산심사가 ‘겉핥기’로 진행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도 정부 예산에 대한 결산 예비심사를 법정 기한인 지난달 31일까지 마친 상임위는 외교통일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교육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7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상임위들은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난 1~2일에야 예비심사를 마치고 부랴부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결산안을 넘겼다. 이 과정에서 결산안을 상정한 당일 의결한 상임위도 2곳 있었다.
여성가족위원회는 아직 예비심사도 마치지 못했다. 여가위는 오는 7일 예결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결산심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결산안은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친 후 예결위 결산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된다. 예결위는 지난 3일 오후 코로나19로 국회가 폐쇄되면서 연기됐던 결산소위를 오는 7일 열 예정이다.
늑장 결산심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확진자 발생에 따른 국회 폐쇄가 꼽힌다. 전날 국회 본관에서 근무하는 국민의힘 당직자가 확진되면서 국회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지난달 26일 국회 출입 사진기자 확진으로 폐쇄됐다가 문을 연 지 나흘 만이다. 다행히 확진자와 접촉한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포함한 근무자들은 모두 이날 음성판정을 받았다.
결산심사 자체가 소홀했다는 비판도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의혹, 코로나19 재확산 책임론 등을 둘러싸고 곳곳서 여야 공방이 벌어지며 심사는 뒷전이 됐다는 지적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상임위 결산심사가 졸속으로 치러지고 있다”며 “예산안과 결산안은 특히 다른 안건과 별도로 예산결산심사소위를 두고 논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몇몇 상임위는 소위 회부조차 하지 않고 전체회의 단 하루만에 심사를 끝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