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최고 부호 순위가 바뀌었다. 텐센트(騰迅·텅쉰) 주가가 급등하면서 마화텅(馬化騰·영어이름 포니 마) 회장의 재산이 마윈(馬雲·잭 마) 전 알리바바 회장의 재산보다 많아졌다.
27일 증권시보에 따르면 포브스 실시간 부호 순위에서 마화텅 회장 일가의 재산은 458억달러(약 59조7500억원)로 마윈 일가의 재산 419억달러를 앞질렀다.
포브스가 작년 11월 정식으로 발표한 2019년 중국 부호 순위에서는 마윈과 마화텅 회장이 각각 1·2위였는데 이번에 역전됐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텐센트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크게 주목을 받은 결과다. 주가가 급등해 8%대 지분을 보유한 마화텅 회장의 주식 평가액이 올랐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의 SNS 서비스인 위챗(微信)을 운영한다. 위챗은 14억 중국인들을 사실상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챗은 ‘건강 코드’와 같은 공공서비스와 연계되면서 큰 힘을 얻었다는 평가다.
중국에선 내외국인 모두 ‘건강 코드’가 없으면 공공장소에 갈 수 없어 사실상 통행증이다. 텐센트 ‘건강 코드’ 이용자는 9억명에 달한다.
텐센트의 현금창출원인 게임 사업도 한몫했다. 텐센트가 그간 공들여 투자한 클라우드 분야도 예상보다 빨리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텐센트가 작년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다중 화상 회의 시스템인 ‘텐센트회의’는 이미 중국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다.
작년 텐센트의 매출은 3773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하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업계에선 코로나19에도 올해 상황도 나쁘지 않을 거라 기대한다.
증권시보는 “텐센트는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 코로나19 시대를 역행해 발전하는 회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4일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 종가는 406.4홍콩달러로 3월 19일 저점보다 25%가량 올랐다.
마윈이 세운 알리바바도 온라인 소비가 코로나19로 늘어 나쁘지 않은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주가는 최근 약세다.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가 보유 중인 알리바바 주식 140억달러어치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장판(蔣凡) 톈마오(天猫) 최고경영자(CEO)의 개인 스캔들까지 불거진 영향이다.
마윈은 알리바바의 20번째 생일인 작년 9월 11일 알리바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전히 알리바바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고, 지분 6%가량을 가진 주요 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