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아이가 종종 이유없이 코피를 흘린다며 엄마와 함께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과 손등에 코피가 묻어 있고, 많은 양은 아니지만 가끔씩 코를 만지기만 해도 피가 난다고 합니다.
아이 스스로가 코를 후비는 행동은 소아가 코피를 흘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손가락을 넣는 부분은 코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점막부위로, 지속적으로 자극을 가하면 쉽게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발육 과정의 하나로 코앞에 딱지가 잘 생기는데, 작은 자극에도 쉽게 떨어져 나가는 특성으로 인해 연속적으로 피가 나기도 합니다.
그 외에 감기나 축농증, 알레르기 비염 등의 비(鼻)질환을 앓고 있다면 점막 건조, 세균감염 등으로 인해 점막이 더욱 약해져 비비거나 문지르는 행동에 의해 쉽게 코피가 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적절한 약물을 이용한 원인 질환 교정이 필요합니다.
소아에서는 드물게 관찰되지만, 좌우 코 안의 경계를 이루는 벽(비중격)이 휘어 있다면 좁아진 코 부위로 공기 흐름이 빨라져 쉽게 건조해지고 이는 잦은 코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코 안의 종양 혹은 혈우병, 간질환 등으로 인한 혈액응고장애를 겪고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소아의 코피는 비중격 앞부분 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서 처방받은 연고를 콧구멍 앞 부위에 짜 넣어 발라주면 점막의 건조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만약 코 앞 부위의 혈관이 두드러지게 확장돼 있다면, 약물소작술이나 전기소작술 등으로 혈관을 태우는 방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아이의 잦은 코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코점막의 ’건조’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방안의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합니다. 또 감기는 점막의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며, 코 파는 습관을 교정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이 요구됩니다.
<도움말: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정수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