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뉴노멀 ‘신창타이’ 반영
중국이 ‘2개의 경제’로 양분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중공업, 광업, 건설업 등 제조업이 동력을 잃고 침몰하는 가운데 여행업, 요식업, 전자상거래 등 비제조업이 그래도 성장세를 유지하며 비중을 키우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중국의 양분화가 경제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날 나온 구매관리자지수(PMI)를 그 근거로 들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9월 제조업 PMI는 49.8로, 전월(49.7)과 시장 전망치(49.7)를 소폭 웃돌았으나 2개월째 기준치인 50을 넘지 못하며 경기위축을 나타냈다. 반면 서비스업 경기를 반영하는 비제조업 PMI는 56을 넘어섰던 2년 전만큼은 아니지만 전월과 같은 53.4를 기록하며 꾸준한 경기확장세를 유지했다.
양분화는 지역별 편차로도 나타났다.
국유 산업단지가 위치한 동북지역은 점점 쇠퇴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게이브칼에 의하면 랴오닝(遼寧)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 석탄 광산업이 주요산업인 서부지역의 산시(山西)성 등은 명목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세다.
반대로 사무직 종사자들이 많은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선전(深) 등 주요 대도시들과 몇몇 동남부 성(省)들은 여전히 7%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수출 주도의 고성장에서 내수 중심의 안정성장으로 전환하는 ‘신창타이(新常態)’를 새로운 경제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따라서 서비스와 내수업종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점은 반길만하지만, 제조업과 수출이 너무 빨리 둔화되는 게 문제다.
과거 제조업 경기가 활발할 때야 초과생산이 문제될 것이 없었으나 지금은 쌓여가는 재고를 걱정해야할 판이다. 과잉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 요구되지만 상당수의 국유기업들이 지방정부의 보호를 받고있어 기업 간 통합도 쉽지않다.
내수의 근간인 국내 자산가격도 문제다. 아파트 단지와 상업건물 공급은 늘었는데 수요가 부족해 유령도시까지 나타나고 있다. 주택판매가 일부 회복됐지만 미판매 물량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경영난도 여전하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