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빨간 앞치마. 강한 색깔은 시선을 잡아끄는데 왠지 어색해 보인다.

지난 31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새줌마, 우리동네를 부탁해’ 공약 발표회에서 김 대표는 빨간 앞치마에, 빨간 두건, 빨간 고무장갑 차림을 선보여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김 대표의 앞치마는 청년층에 대한 구애의 몸짓이었다.

[현장에서] 김무성과 ‘빨간 앞치마’, 눈길 끌지만 어색한 조합

김 대표는 이날 공약발표회에서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의 ‘차줌마’가 어떤 요리라도 척척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우리 경제와 국민을 살뜰히 챙기는 살림꾼인 새누리당과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새줌마’의 뜻을 밝혔다.

공약발표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앞치마에 대해 “그래도 반바지보다 나은데…”라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낙후 지역에서 생활정치를 해야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라며 “(특히) 젊은 층과 여성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작년 7ㆍ30 재보궐 선거 운동 당시에도 파격적인 반바지 옷차림을 선보인 바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4ㆍ29 재보선을 앞두고 서민ㆍ청년에 방점을 찍었다. 유 원내대표는 공약발표회에서 “한 가지만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새누리당이 정말 어렵게 고통받고 사는 서민들 국민들 편에 확실히 서겠다는 것”이라며 “서민ㆍ청년에 대해서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공약을 개발하며 당이 크게 나아가고 있으니 네 분 후보들도 꼭 서민층ㆍ청년층에게 다가서는 전략으로 압승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은 최근 ‘청년 민심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대표가 당 정치참여 앱 홍보 영상에서 선보인 ‘로봇 연기’나 대학가에서의 ‘청춘무대’ 행사도 청년층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현장에서] 김무성과 ‘빨간 앞치마’-copy(o)2

하지만 이같은 행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선거철을 맞은 한때의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서울 관악을 ‘타운홀 미팅’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던 청년들의 성난 목소리는 이같은 의구심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청년들은 이 시간에도 점점 더 낮아지는 취업률에 신음한다.

뭔가를 걸치기만 한다고 새줌마가 되는게 아니다. 한 두번 입는게 아닌, 앞치마와 고무장갑이 헤지고 두건이 땀에 젖을 정도가 돼야한다.

새누리당이 얼마나 진정성있는 공약을 내놓고 실천에 옮기는지를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