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리나라 기업들이 지출한 접대비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9조원을 넘었으며, 업종별로 볼 때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업종이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선 접대비 한도의 축소 또는 폐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3년을 기준으로 국세청에 신고한 국내 기업들의 총 접대비는 9조67억원으로 사상 처음 9조원을 넘었다. 이는 9년 전인 2004년(5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80% 증가한 것이다.
업종별는 은행ㆍ증권ㆍ보험 등 금융 업종의 1만8518개 기업이 총 7500억원, 1곳당 평균 4050만원을 지출해 가장 많았다. 전체 법인(51만7000여개) 평균(1739만원)보다 2311만원(132.9%), 제조업(11만4040개) 평균(2739만원)보다 1311만원(32.3%) 많은 것이다.
이어 보건업(1707개)이 평균 2666만원, 도매업(10만4662개) 1653만원, 운수ㆍ창고ㆍ통신업(3만11개) 1444만원을 지출했다.
서비스업(10만1168개)은 1개 기업당 연간 1409만원의 접대비를 사용했고, 건설업(8만2895개)은 평균 1235만원을 지출했다.
금융업의 접대비 지출 규모가 큰 것은 다른 업종에 비해 개별 기업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책에 따라 접대비 지출규모가 달라지기도 한다.
전기ㆍ가스ㆍ수도업의 경우 2006년에는 평균 5850만원으로 금융ㆍ보험업(3592만원)보다 많았으나, 이후 크게 감소해 2013년에는 평균 1409만원에 머물렀다. 이 업종을 주로 구성하는 공기업 개혁이 진행되면서 접대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행 법률에서 교제비, 사례금 등 접대비로 분류되는 지출금액에 대해선 그 일부를 비용으로 인정해 면세 혜택을 주고 있다.
연간 1200만원 정도가 기본 비용으로 인정되며, 여기에 기업 규모에 따라 매출액의 0.03∼0.2%까지 접대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 활동 상 그 필요성이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접대비가 과도할 경우 공정한 거래를 해칠 수 있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보다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개선 방방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