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미셸 여사가 압둘라 국왕의 타계 소식을 접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가운데, 살만 빈 압둘아지즈 신임 사우디 국왕과 미셸 여사가 어색한 악수를 나눴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국왕이 몸소 어긴 것인데, 외교사절을 맞을 때는 종종 예외를 적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은 27일(현지시간) 살만 국왕이 미셸 여사와 악수를 나누며 이목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샤리아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자신과 관계되지 않은 여성을 만지는 것을 금하고 있다. 사우디 국왕은 메카와 메디나 등 ‘이슬람 성지의 수호자’로서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통해 왕국을 통치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가 국제적 에티켓을 무시하며 ‘외교적 결례’를 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백악관 측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등을 포함해 여러 인사들이 사우디 왕실과 악수를 통해 인사를 나눴다고 CNN은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도 사우디 국왕을 비롯한 왕실 가족들과 악수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전문가들은 이를 ‘환대’라는 측면에서 봤다. 이슬람 사회에서는 누군가 자신의 집에 손님으로 방문하면 가족처럼 대우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동행한 취재기자들에 따르면 미셸 여사는 상대편 남성의 행동을 기다렸다가 이후 행동을 취한다. 만약 악수를 청하면 미소지으며 손을 잡고, 그렇지 않으면 미소와 함께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한편 미셸 여사는 2009년 영국 방문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만나 가볍게 포옹을 하다 에티켓이 없다며 현지 언론으로부터 지탄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