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정부 지원 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생은 성적이 올라가는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반면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은 성적이 떨어지는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성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기재부로부터 연구 용역을 받아 한국장학재단의 장학금(98만건), 학자금 대출(381만건), 국내 대학(40만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출을 자주 혹은 많이 받은 학생일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KDI는 한국장학재단의 자료를 토대로 4년제인 A대학과 B대학, 2년제인 C대학과 D대학의 올해 졸업생 각각 2850명, 2755명, 986명, 1781명의 장학금과 대출, 성적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4개 대학 모두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그 횟수나 금액이 많을수록 성적이 우수했다.

하지만 대출을 받은 횟수나 그 금액이 많으면 오히려 성적이 나빴다.

KDI는 이런 결과에 대해 성적만 놓고 보면 국가장학금 제도는 성공적이지만 학자금대출 제도는 실패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위원은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학업에 전념할 수 있지만 대출을 받은 학생은 대출금 상환 부담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업에 소홀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학 성적은 취업 여부나 취업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전제 하에 장학금을 받을 성적이 되지 않는 학생들이 대출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정부 각 부처의 장학금 예산은 총 3조8248억원, 학자금 대출 예산은 2897억원에 달한다.

기재부는 정부의 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 지원 확대가 부실대학의 연명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교육의 질적 수준이 낮은 부실대학의 경우 정부의 장학금, 학자금 대출 지원 증가로 학생 충원율의 하락폭이 감소해 구조조정에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