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거돈, 49.3% 득표율 신선…대구 김부겸, 40.3% 아쉬운 파란 막판까지 후보간 득표수 ‘대혼전’…영남 與텃밭·野불모지 공식 무색 광주 이정재 3% 전북 박철곤 20%…호남지역 ‘견고한 지역주의’는 여전

‘이변’은 없었지만 ‘조짐’은 확인했다.

부산 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박빙’의 신승을, 대구 시장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거두면서 ‘영남=새누리당 텃밭’이란 공식에 균열 조짐이 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호남 지역에선 새누리당 후보들의 고전이 이어졌다.

부산 시장 선거 최종 집계 결과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를 불과 1.3%포인트로 눌렀다. 서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저 서병수와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해 주시고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 부유한 나라로 만들 수 있도록 힘을 주신 부산시민 여러분들에게 충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서 후보가 부산 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새누리당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부산시를 앞으로도 새누리당 텃밭으로 여겨도 되는지에 대해선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역대 선거 결과들을 비교해보면, 부산시에도 야권 성향이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거둔 득표율(오거돈+김석준)은 34.1%였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출마해 44.5%의 득표율을 거뒀다.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무소속 후보로 단독 출마한 오거돈 후보는 49.3%의 득표율로 석패했다.

부산 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거두는 득표율이 지난 3번의 선거에서 서서히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부산엔 새정치민주연합 현역 국회의원이 2명(문재인+조경태)이나 있기도 하다.

이번 대구 시장 선거 역시 ‘파란’으로 평가된다.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40.3%의 득표를 거뒀다.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에 비해 비교적 큰 표차(15.6%)가 났지만, 대구가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이란 특수성 등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새누리당 배반표’가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엔 부산경남(PK) 인사편중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 것도 배반표를 늘리는 변수가 됐다는 평가다.

과거 선거 결과를 놓고 보더라도 지역색이 옅어지는 경향은 뚜렷하다. 지난 2006년 선거에서 4명의 야권 후보가 거둔 득표율은29.8%에 불과했다. 당시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는 70.2%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선 현역인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가 72.9%의 득표율을 기록, 2명의 야권 후보 득표율(27.0%)을 압도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비교적 여야 후보들의 득표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마냥 안심 지역으로 대구를 묶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호남 지역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재 후보는 3.4% 득표율에 그쳤다. 전북 지사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철곤 후보는 20.5% 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전남지사 선거에선 새누리당 후보가 통합진보당 후보보다도 낮은 득표율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여전히 호남지역에선 지역주의의 높은 벽이 확인된 셈이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