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저금리와 박스권 증시에서 유망한 투자상품으로 꼽히는 배당주펀드와 롱숏펀드의 희비가 최근 엇갈리고 있다. 고배당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가로 배당주펀드가 꾸준하게 성과를 낸 반면, 롱숏펀드는 과열 경쟁 속에 수익률 정체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전체 배당주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3.9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롱숏펀드의 경우 같은 기간 수익률은 1~2% 안팎에 머물렀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3개월 성과(1.42%)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다.
개별 펀드에서도 배당주펀드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주식)A’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9.32%로 가장 높았고, ‘한국투자셀렉트배당 1(주식)A’과 ‘하이굿초이스배당 1(주식)’은 각각 9.24%와 8.67%의 고수익으로 뒤를 추격하고 있다. 운용설정액이 1조5000억원을 넘는 공룡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주식)C’ 역시 4.69%의 안정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롱숏펀드의 경우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A’가 같은 기간 1.46%의 수익률을 낸 것을 비롯해 대부분 1%대 초ㆍ중반에 머물러 있다.
배당주펀드는 고배당이 예상되는 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일반 배당투자의 경우 연말에 지급되는 배당금을 주로 노리지만, 배당주펀드는 배당을 잘 하는 기업의 향후 주가 상승에 더 방점을 찍는다.
롱숏펀드는 주가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Long)하는 동시에, 하락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매도(Short)하면서 주가의 방향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탄탄한 수익률을 기반으로 펀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켜왔다.
전문가들은 롱숏펀드의 최근 부진 원인으로 ‘과열경쟁’을 꼽았다. 시장참여자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롱숏거래 기회가 줄어든데다 수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대차비용이 점점 오르는 점도 부담이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보다 먼저 롱숏펀드가 도입된 미국의 경우 초기에는 롱숏펀드가 S&P500 대비 꾸준한 초과성과를 기록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면서 “치열한 경쟁에 따른 롱숏기회 축소 등 우리나라도 미국과 비슷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기업의 배당 확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배당주펀드의 성장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롱숏펀드의 기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익기회를 넓힌 글로벌롱숏펀드들도 속속 출시되는 추세다. 대형운용사 한 관계자는 “불과 몇달의 성과로 롱숏펀드가 부진하다고 하기엔 이르다”면서 “신규 투자자들은 운용사의 펀드운용전략을 꼼꼼히 확인하고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