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 간부가 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자비를 들여 포상금을 마련하고 매달 포상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황정인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장은 경제팀 직원을 대상으로 ‘이달의 으뜸조사관’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6일 밝혔다. 평가항목은 사건을 얼마나 빨리 처리했느냐가 아니라 사건을 얼마나 정확하고 완성도 있게 처리했느냐의 여부다.
으뜸조사관으로 뽑힌 대상자에게는 황 과장이 자비를 들여 10만원 상당의 상품도 지급한다.
제1회 으뜸조사관은 경제5팀의 황인후 경위가 받았다. 황 경위는 공소시효가 두 달 남은 사건을 끈질기고 정확하게 수사해 시효 마감 전 검찰 송치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처럼 강남서 수사과에서 으뜸조사관을 뽑는 속사정은 다름아닌 직원의 수사과 근무 기피현상으로 인한 사기저하를 막기 위해서다.
황 과장은 “수사과 경제팀 직원은 술자리에서 서로를 ‘공장근무자’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사건 처리기일을 넘기지 않기 위해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정신없이 사건을 쳐내야 하는 처지에 대한 자조적 표현이라는 것이다.
황 과장은 “일선 경찰서의 수사과, 특히 경제팀은 기피부서로 인력교체율이 다른 부서의 3배에 이른다”며 “척박한 근무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시키고 직원의 사기를 올리기 위한 작은 노력의 일환으로 으뜸조사관제도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서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