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주인을 대신해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을 타내고 수수료를 챙긴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자기차량손해보험(일명 자차보험) 약관을 교묘히 악용해 억대의 보험금을 대리청구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A(63) 씨를 구속하고 A 씨를 통해 보험금을 받아챙긴 B(62) 씨 등 3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자차보험에 가입하면 가해자 불명사고가 발생했을 때 1회에 한해 보험료 할증 없이 수리비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A 씨는 2008년 4월께 지인인 B 씨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며 보험금을 타낸 뒤 서로 절반씩 나누기로 합의했다. A 씨는 B 씨를 대신해 보험회사에 연락을 취하고 “가해차량을 알 수 없는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다”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해 5월까지 약 4년간 이 같은 수법으로 보험사 9곳에서 보험금 약 1억1000만원을 대신 타낸 뒤 수수료로 6470여만원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30여년간 택시운전을 하다가 그만두고 보험 알선 일을 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승용차 차주가 자신이 낸 보험금이란 생각에 큰 죄의식이 없이 교통사고를 가해자 불명으로 처리하려는 등 보험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황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