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당의 지역기반, 빼앗기면 둘 다 끝장 - 지방의원 확보하기, 지역 머물기…힘 쏟는 민평당 - 민주당에게 둘 다 완패하면, 다당제 자체가 힘 잃어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통합개혁신당(가칭)과 민주평화당이 모두 첫 지역 행보로 호남을 찍었다. 국민의당이란 ‘정치회사’가 분할하면서, 각 파벌이 지역에 대한 소유권을 외치는 셈이다. 기저엔 호남 소유권을 빼앗기는 당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겼다.

민평당은 25일 전라남도 목포시에 있는 목포해양대를 찾아 전남 결의대회를 한다. 통합신당도 앞서 호남을 찾아 민심에 호소했다. ‘김대중 정신이 곧 정체성’이라는 민평당도, 영남과 호남을 잇겠다던 통합신당도 같은 선택을 한 셈이다.

통합신당ㆍ민평당, 호남싸움…둘 다 죽거나, 하나만 살거나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뉴스공장’에 출연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출생지이자 그리고 제 지역구인 목포에서 발대식을 한다”며 “26명 지역구 중 23명이 호남 지역구다. 어차피 거기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평당 주축 의원들은 이에 호남 지방선거전에 이미 돌입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이 호남에 4일 이상 있다”, “5일 있다”, “매일 가신다”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호남 민심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말도 이어졌다.

현역 지방의원들을 민평당 쪽으로 끌고 가려는 움직임도 이 연장선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방자치 중 가장 풀뿌리 격인 지방의원을 민평당 쪽으로 대거 끌어와, 호남계 바닥 민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당 소속 장일 전라남도의회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26일 박지원, 정인화,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을 만나서 간담회를 가진다”며 “이후 민평당으로 24명이 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25명이었는데, 1명이 정치에 환멸을 느껴 아예 정치를 안 하겠다며 이미 탈당했다”며 “전원이 가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광주시의회도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호남이 중요한 이유는 원내 3당이 현재 가진 사실상 유일한 지역기반이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이 영남을 지역기반으로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약하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에게 몰표를 준 호남 정도가 그나마 실체 있는 지역기반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어려운 상황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 몇석이라도 확보하면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두 당이 나뉘면서 더불어민주당에게 패배할 가능성이 너무 커졌다”며 “둘 다 버림을 받으면 제3당이란 가치 자체가 소멸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