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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노믹스 2라운드] 반도체 등 주력산업 수출 ‘뒷걸음’…“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ㆍ신성장 동력 발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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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27개월만에 마이너스…대中 수출, 35개월만에 최대 감소

[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켜졌다. 13대 주력 품목 중 10개 품목 수출이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그동안 수출 증가세를 견인해 온 반도체가 27개월만에 감소하면서 위기감을 현실화하고 있다.

올해 보호무역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세계 경기 회복세 둔화 등 수출 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산업의 수출 동력이 뚜렷이 떨어지고 않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수출시장 발굴과 산업경쟁력 강화 등 수출 성장세를 이어갈 대책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84억6000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했다. 이는 3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13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무려 10개가 전년 동월대비 감소했다.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가 -33.7%로 가장 많이 감소했으며 ▷컴퓨터(-16.7%) ▷가전(-11.7%) ▷반도체(-8.3%) ▷섬유(-8.0%) ▷석유화학(-6.1%) ▷철강(-3.7%) ▷디스플레이(-1.8%) ▷일반기계(-1.4%) ▷차 부품(-0.3%) 등이 줄줄이 추락했다.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자동차(27.2%), 선박(26.4%), 석유제품(8.4%) 등 3개뿐이다.

특히 지난해 전체 수출의 21%가량을 차지했던 반도체 수출이 27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반도체 수출의 부진은 거시경제의 또 다른 축인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조절에 나서면서 설비투자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 수출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도 불안한 요소다. 지난달 대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3.9%나 줄었다. 사드 여파로 중국 수출이 감소했던 2016년 1월(-15.3%)이후 35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겠지만, 작년만큼 큰 폭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산업연구원은 수출 증가율이 작년 6%대에서 올해 3.7%로 둔화할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무역협회(3.0%), 현대경제연구원(3.7%), 한국경제연구원(3.6%)도 비슷한 전망이다. 정부도 수출 증가율이 올해의 절반 수준인 3.1%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수출 향방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미중 무역분쟁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우리 대중 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간재 수출이 타격을 입는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통상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갈등, EU·일본과의 양자 무역협정에 집중하면서 한국은 일단 사정권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 EU와 나머지 국가들도 보호무역 조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 “내년에 이런 조치가 본격화할 수 있어 상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 경기 급랭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며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이 집중되는 취약 부문에 대한 정책적 지원 확대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