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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9. 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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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北동창리…화들짝 놀란 美 동향 파악 쫑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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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리 조립건물 8개월만에 복귀”
-“北 비핵화 협상 태도 불길한 징후”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을 복구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반도정세에 미묘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7년 3월 동창리에서 엔진 연소시험을 지켜보는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ㆍ윤현종 기자] 한반도정세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을 복구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재건 의도나 규모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협상의 최대 업적으로 북한의 핵ㆍ탄도미사일 시험 중단을 꼽고 있는 만큼 북한의 미사일 관련 움직임은 향후 북미대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북한은 최근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재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7일 일일단위 위성서비스인 ‘플래닛 랩스’의 전일자 위성사진을 토대로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내에서 로켓 등 발사체를 수직으로 세워 발사대로 옮기는 조립건물이 8개월만에 원래 자리로 되돌아간 것을 비롯해 주요시설들이 재건되는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슈멀러 비확산센터 연구원은 “지난달 18~23일 각종 재료들이 동창리 시설에 도착했으며 26일 위성사진에서는 조립건물이 재조립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압박을 가하기 위해 복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6일(현지시간) 토론회에서 “동창리 발사장은 기본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하는 시설이 아니다”며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위트 수석연구원은 다만 “현재 동창리 발사장에서 재건되는 시설 중 하나가 로켓 추진체 시설”이라며 북한이 로켓 추진체 시험을 단행함으로써 압박신호를 보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북한은 작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을 폐기하겠다고 언급하고 실제 해체작업도 착수했으나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손을 뗐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작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한다고 명시했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복구 의도는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확인하기 너무 이르다며 일단 신중론을 취했다. 그러나 사실일 경우 김 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탄도미사일 시험과 ‘새로운 길’까지 염두에 둔 대미압박용으로 드러난다면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노선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조야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회담이 결렬로 끝난 이후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는 “북한의 진정성에 여전히 비관적”이라며 “북한이 진정 미국이 정의하는 비핵화에 부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에드워드 마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성명을 내고 “북한의 움직임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위한 진지하고 선의의 노력을 쏟는 것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류 언론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있어 불길한 징후”로 해석했다.

반면 북한의 2차 북미정상회담 결산이 채 마무리되지 않았고 북미 모두 후속대화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TV는 6일 오후 방영한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기록영화에서 2차 북미회담에 대해 새로운 역사와 새로운 미래를 써나갈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앞으로 더 자주 마주앉아 조미관계(북미관계) 개선의 훌륭한 결실을 안아올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며 3차 북미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shindw@heraldcorp.com